집 안 팔면 세 늘어야 하는데…매매·전월세 동시에 마른 서울
아파트 매물 7.3만건, 한달새 7%↓…다주택자 버티기
토허제로 '매수 후 임대' 막혀…전월세 매물 동반 감소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 주택시장에서 매매와 전월세 매물이 동시에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매도 물량이 감소하면 임대 공급이 늘어나는 흐름과 달리, 최근에는 이 같은 순환 구조가 작동하지 않으며 시장 '잠김'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30일 아실에 따르면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 3337건으로 한 달 전보다 6.9% 줄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압박이 본격화된 2월 이후 증가세를 보이다가 3월 21일 8만 건을 넘기며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다주택자들이 매도를 미루고 관망에 들어간 결과로 해석한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임박한 가운데 세제 변화 가능성을 지켜보려는 심리와 최근 집값 상승 기대가 맞물리며 매물을 거둬들이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양도세 중과가 되면 매도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아 매물을 회수한 것 같다"며 "최근 집값 상승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버티기 수요도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매매 매물 감소 이후에도 임대 공급이 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세와 월세 모두 감소세를 보이며 통상적인 대체 관계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3월 약 1만 7000건 수준까지 늘었던 서울 전세 매물은 현재 1만 5000건대에 머물고 있다. 같은 기간 1만 5000~1만 6000건 수준이던 월세 매물 역시 1만 4000건대로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는 토지거래허가제 영향이 지목된다. 허가구역에서는 주택 매입 후 일정 기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면서 과거처럼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매입한 뒤 전·월세로 공급하는 흐름이 사실상 차단됐다. 이에 따라 임대 공급의 주요 경로였던 '매수 후 임대' 물량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임차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시장에 나온 임대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증여를 통한 보유 형태 변화나 계약갱신 증가로 시장에 유통되는 매물 자체가 줄어든 점 역시 공급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공급은 제한적인 반면 수요는 견조한 상황이 이어지며 전월세 매물이 누적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는 규제가 많아 매수자가 임대로 전환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다주택자 매물이 일부 풀리더라도 임대 공급으로 이어지기 어려워 매매와 임대 매물이 동시에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승현 대표도 "과거에는 매매 이후 임대 공급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있었지만 지금은 거래가 이뤄지는 순간 그 흐름이 단절되는 상황"이라며 "증여 확대 등도 전월세 매물 감소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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