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전셋값, 전세사기 이전 수준 회복…3년여 만에 최고

서울 빌라 전세가격지수 100.57…2022년 11월 이후 최고
공급 감소 겹치며 가격 상승 압력…무주택자 부담 확대

서울의 한 빌라와 아파트 단지. 2025.12.28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최근 서울에서 아파트에 이어 빌라(연립·다세대) 전세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셋값이 대규모 전세사기 사태 직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빌라 전세 기피 심리 속에 임대인의 월세 전환이 늘고, 신규 공급 감소로 전세 매물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전세난이 비아파트 시장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서울 빌라 전세가격지수는 100.57로, 2022년 11월(101.66) 이후 약 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세사기 사태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직전인 2022년 12월 수준(100.5)과 유사한 수준이다.

전세 수급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서울 빌라 전세 수급지수는 지난해 6월(100.4) 100을 넘어 올해 3월 104.1까지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100을 넘을수록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태를 의미한다.

업계는 빌라 전셋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공급 감소를 꼽는다. 아파트뿐 아니라 비아파트 착공까지 줄면서 전세 매물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서울 땅값과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 여건이 악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국토교통부 준공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준공된 연립·다세대·다가구 주택은 4858가구로 전년 대비 20.7% 감소했다. 한때 연간 3만 가구 이상 공급되던 물량은 2024년(6123가구)부터 1만 가구 아래로 떨어졌다.

전세 매물 감소는 전세사기 이후 뚜렷해진 '월세 전환' 흐름과도 맞물린다.

올해 서울 빌라 월세 거래는 2만 7096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4만 3315건)의 62.6%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59.5%)보다 3.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보증보험 가입 기준 강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세사기 이전에는 공시가격의 150%까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가능했지만, 2023년 5월부터는 126%로 축소됐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토지 가격과 공사비 상승으로 빌라 사업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보증보험 기준까지 강화되면서 전세 대신 월세 전환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이어 빌라 공급 감소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 무주택자의 주거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