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기준 미달 땐 재시공"…신축 아파트 입주 지연 우려
사용검사 전 전 가구 바닥충격음 검사…기준 미달 시 보완 시공
공사비 최대 1.87% 증가 전망…일각 "완화 가능성도"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신축 아파트가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사용검사를 제한하고 전 가구 재시공을 요구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면서 건설 현장과 주택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층간소음 분쟁을 줄이고 시공 단계에서 품질을 강화하자는 취지지만, 입주 시점과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공동주택 사용검사 전에 모든 가구의 바닥충격음을 전수 조사하고, 기준에 미달할 경우 이를 충족할 때까지 보완 시공을 반복하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단지는 사용검사를 받을 수 없어, 준공과 입주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도 일정 규모 이상 공동주택에는 층간소음 사후확인제가 적용되고 있다. 다만 일부 가구만 표본으로 측정하는 방식이어서, 기준에 미달해도 보완 시공이나 손해배상이 권고 수준에 그친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사업주체가 손해배상으로 갈음하는 경우도 있어 권고 이행을 강제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법안이 시행되면 기존 표본 검사에서 전 가구 검사로 전환되면서 제도 변화 폭이 커진다. 사용검사권자는 바닥충격음 측정 결과가 기준에 미달할 경우 보완 시공을 반복적으로 명할 수 있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사용검사를 허용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기준 미달로 반복적인 보완 시공 명령을 받은 사업주체에 벌점을 부과하고, 일정 점수를 넘으면 등록 말소나 영업정지까지 명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이 통과돼 전 가구 검사와 재시공이 의무화되면, 기준 미달 가구 비중이 높은 현장일수록 공정이 길어지고 사용검사 시점도 뒤로 밀릴 수 있다. 입주가 한두 달만 늦어져도 기존 주택을 비워야 하는 세입자와 잔금을 치러야 하는 분양자 모두 이주 계획에 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특정 시기에 입주 물량이 집중된 상황에서 여러 단지의 사용검사가 동시에 지연될 경우, 인근 지역으로 전월세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서울에서는 사후확인제 대상 단지 가운데 바닥충격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지자체가 보완 시공을 요구한 사례가 있다. 이 과정에서 입주가 지연되고, 입주예정자들이 지체보상과 추가 거주비 부담을 두고 건설사와 갈등을 빚으며 분쟁이 확대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전 가구 검사와 재시공 의무가 본격화되면 이러한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층간소음 기준 강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재시공과 입주 지연이 겹치면 공사비뿐 아니라 지체보상과 브랜드 신뢰도까지 함께 부담하게 된다"고 말했다.
공사비와 공기도 건설사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변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은 고성능 바닥충격음 저감 방안을 적용할 경우 분양주택 기준 아파트 공사비가 0.20%에서 최대 1.87%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분양가 10억 원인 아파트라면 최대 1870만 원 안팎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층간소음 기준 강화와 재시공 리스크가 커지면 건설사로서는 공정을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이는 준공과 입주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비용 부담이 분양가나 임대료에 일부 전가될 가능성도 나온다.
한 건설 전문 연구기관 관계자는 "층간소음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에는 이견이 없지만, 현장에서는 재시공과 지체보상 부담을 크게 느낄 것"이라며 "검사 시기와 방식, 보완 시공 절차, 손해배상 원칙을 촘촘히 설계해 입주 안정과 전월세 시장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 가구 검사와 재시공 의무화가 그대로 도입되기보다는 일부 완화된 형태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joyongh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