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0가구 대단지에 전세 달랑 2건…서울 매물 1년 새 '반토막'

성북·중랑·노원·관악·금천·강북구 물량, 80%대 감소폭
"이사 수요까지 겹치며 전셋값 상승 더 커질 것"

서울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자료사진)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봄 이사철을 맞았지만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1년 전에 비해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물 부족이 심화하면서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세입자 부담도 커지는 분위기다.

19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 538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같은 날(2만 8003건)과 비교해 45.1% 감소한 수치다.

자치구 25곳 모두 전세 매물이 줄어든 가운데 감소 폭은 성북구(87.7%), 중랑구(87.2%), 노원구(84.3%), 관악구(82.4%), 금천구(81.3%), 강북구(78.7%) 등에서 두드러졌다.

대단지에서도 전세 물건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원구 중계동 중계그린(3481가구)은 전세 매물이 3건, 월세가 5건에 불과하다. 강북구 SK북한산시티(3830가구) 역시 전세 매물이 2건에 그쳤다.

전세 매물 감소는 제도 변화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인해 전세 공급축 중 하나였던 갭투자(전세를 끼고 매수)가 금지됐고,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에 앞서 다주택자들이 임대 대신 매도를 선택한 점도 공급 축소 요인으로 꼽힌다.

매물 부족이 현실화하면서 전셋값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7% 상승했다. 상승 폭 역시 전주(0.16%)보다 확대됐다.

실제 거래에서도 가격 상승세가 확인된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 전용 45㎡는 지난 3일 2억 7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급등했던 2021년 수준이다.

성북구 돈암동 한신·한진 전용 84㎡ 역시 지난달 6억 5000만 원에 최고가 거래가 이뤄진 데 이어 이달에도 6억 3000만 원에 계약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해당 단지는 지난해만 해도 4억 원 후반대에서 5억 원 초중반대에 거래됐던 곳이다.

전문가들은 이사철 수요 증가와 맞물려 전셋값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증가로 기존 계약이 유지되면서 신규 매물 공급이 줄어든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봤다.

올해 1분기 전세 갱신계약은 전체 2만 9041건 중 1만 4693건으로 50.59%를 차지했다. 이는 1년 전(38.78%)보다 11.8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 겸 미국 IAU 교수는 "토지거래허가제 영향으로 전세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갱신계약 증가로 신규 매물까지 묶이고 있다"며 "이사 수요가 더해질 경우 전셋값 상승폭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