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200㎞' 대신 현실화…하이퍼튜브 속도 600·900㎞ 단계 도입

기술·안전성 고려해 단계별 추진…초기 600㎞급 상용화 유력
'5극 3특' 연계 국토 재편 검토…장거리 통근·산업 재배치 기대

하이퍼튜브.(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하이퍼튜브의 최고 속도를 시속 1200㎞에서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상용화를 고려해 600㎞와 900㎞를 중심으로 한 단계적 도입 전략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18일 교통 업계에 따르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하이퍼튜브 도입에 따른 국토공간 및 사회·경제 변화 분석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하이퍼튜브는 아진공 상태의 튜브(터널) 내부에서 차량을 자기부상 방식으로 띄운 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주행하는 차세대 교통 시스템이다. 이론적으로는 서울~부산을 20분 내외에 주파할 수 있을 정도의 초고속 이동이 가능해 '꿈의 교통수단'으로 불린다.

현재 설정된 최고 속도는 시속 1200㎞로 항공기(약 800~900㎞)보다도 빠른 수준이다. 다만 기술 난도와 경제성, 안전성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구현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철도연 역시 해당 속도를 당장의 상용화 목표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시속 600㎞와 900㎞ 구간을 유력한 속도 대역으로 제시했다. 기존 고속철도 대비 속도를 크게 끌어올리면서도 기술 구현 가능성을 고려한 접근이다.

도입 방식도 단일 목표 속도에 일괄 도달하는 형태가 아니라 최대 3단계로 나눠 추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초기에는 600㎞급으로 시작해 기술 안정성과 운영 경험을 축적한 뒤, 900㎞를 거쳐 장기적으로 1200㎞에 도달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단계적 전략은 초기 투자 부담을 분산하고 기술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안전성 검증과 유지관리 체계도 단계적으로 고도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이퍼튜브 구축을 국가 균형발전 전략인 ‘5극 3특’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속도 단계에 따라 △1단계 지역 연결형 △2단계 전국 고속망 △3단계 초연결 국가로 확장해 국토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통합하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장거리 통근의 일상화와 청년층의 지방 정착 확대, 소멸 위기 지역 회복 가능성 등 국토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반도체·AI·바이오·이차전지·우주·드론 등 첨단 산업의 지역 재배치 가능성도 함께 살펴본다.

철도연은 "기존 계획은 최고 속도 1200㎞를 전제로 했지만 상용화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며 "국내 도입을 위해서는 적절한 속도 대역과 개발 사양 등 목표와 방향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하이퍼튜브 기술 개발 방향을 구체화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국토공간과 정책 전반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