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쇼크에 항공사 비상…정부, 슬롯·공항료 추가 지원 검토

공항료 감면·유동성 지원 재검토…코로나 당시 조치 재소환
운항 줄이고 요금 올리고…LCC, 적자 막기 비상경영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와 환율이 오르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항공사들이 운항편을 줄이고 요금을 인상하는 등의 대책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30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대기하는 항공기 앞으로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6.3.30 ⓒ 뉴스1 박정호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중동 사태로 항공업계 경영 부담이 커지자 정부가 재무규제 유예에 이어 슬롯·공항료·유동성 지원 등 추가 대책 검토에 나섰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중동발 고유가·고환율 충격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항공업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앞서 재무구조 개선명령 이행 기한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조치도 발표했다.

외부 불가항력 요인으로 경영이 악화된 항공사에 대해 기존 명령 대상은 3개월, 신규 대상은 6개월의 유예 기간을 부여해 구조조정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국토부는 코로나19 당시 시행했던 공항시설 사용료 감면·납부 유예와 착륙료·정류료·계류장 사용료 인하 등 지원 수단의 재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공항 이용료·임대료 감면, 시설투자비 납부 유예, 정책금융 지원 등도 대상에 포함된다.

당시 국토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는 공항시설 사용료와 상업·업무용 시설 임대료를 감면·유예해 수천억 원 규모의 비용 부담을 완화한 바 있다.

"띄우면 적자, 안 띄우면 슬롯 상실"…LCC 딜레마

항공사들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슬롯·운수권 규제도 주요 추가 지원 검토 과제로 꼽힌다. 현재는 배정된 슬롯의 80% 이상을 실제 운항해야 다음 시즌 기득권이 유지된다.

유가 급등으로 운항을 줄이면 슬롯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업계는 회수 유예와 기준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는 운항 축소에도 일정 범위 내에서 기득권을 인정하는 방안과, 외국 공항 사정 등 불가항력 사유를 폭넓게 인정해 '운항한 것으로 간주하는' 예외 조항 적용 방안을 두고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코로나 때와 상황이 동일하지는 않지만 당시 공항 관련 비용 감면과 자금 지원 사례를 재검토하고 있다"며 "슬롯·운수권 회수 유예 등 항공업계 건의 사항의 실행 가능성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괌·다낭·LA까지 줄인 LCC…지원 시기 고심

항공업계는 이미 감편과 요금 인상, 비상경영 등을 통해 대응에 나선 상태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프레미아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은 4~6월 괌·다낭·LA 노선 감편 및 비운항을 공지했고, 아시아나항공도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정부는 중동 정세와 유가 변동, 이용객 불편, 공공기관 재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공업 지원의 시기와 수위를 조율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경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리 주재 비상경제본부 회의 등 범정부 논의 틀 안에서 지원 방향을 논의 중"이라며 "시장 상황과 재정 여건을 함께 보며 지원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