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이후 부동산 규제 강화…보유세 인상·대상 확대 검토
양도세 중과 이후 매물 잠김 차단…추가 대책 준비
'뉴욕식 1% 보유세' 등 부상…금융·세제 규제 동시 강화 전망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 등 부동산 투기 수요에 대한 규제 강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5월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를 기점으로 보유세 강화 등 추가 규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매물 출회를 유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보유 부담을 높여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 기조가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모든 악용 가능성을 철저히 배제하고 제도의 허점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 내 투기 수요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그간 양도세 중과 재개, 대출 규제 강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수요 억제책을 잇달아 시행해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이 증가하고 급매물이 출회되면서 가격이 조정되는 등 초기 정책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정부는 이를 출발 단계로 보고 규제를 더욱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5월 양도세 중과가 본격 적용되면 규제 강도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세 부담을 우려한 매도자들이 거래를 미루며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매물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규제 대상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 다주택자 중심에서 나아가 등록임대사업자와 초고가 주택 보유 1주택자까지 관리 범위에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핵심 수단으로는 보유세 인상이 거론된다. 정부는 해외 주요 도시 수준의 보유세 체계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이른바 '뉴욕식 1% 보유세'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외 주요 도시 보유세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통상 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이 수준으로 상향될 경우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9차(111㎡)의 보유세는 약 1858만 원에서 7200만 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 역시 약 1820만 원에서 6688만 원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법 개정 없이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이나 공시가격 현실화율 조정을 통해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세제 개편 논의는 점차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고가·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 여부에 대해 "당연히 포함된다"고 밝혀 과세 범위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융 규제도 강화될 전망이다.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일부 상환 유도나 만기 연장 제한 등이 검토되고 있다.
또 등록임대주택에 적용돼 온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을 차등화해 투자 수요를 억제하려는 취지다.
이 같은 정책은 장기적으로 투기 수요를 줄이고 시장 구조를 안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보유와 거래 과정의 세 부담이 높아질 경우 투기 수요는 상당 부분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규제 강도가 빠르게 높아질 경우 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언급되는 정책이 한꺼번에 시행될 경우 시장 충격이 클 수 있다"며 "시장 적응을 위한 단계적 시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송 대표도 "급격한 정책 변화는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임대시장 불안 가능성을 고려해 정책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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