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부동산 X] ①한 달 새 28회 메시지…투기 '정조준'
고강도 세제·금융 규제 예고…다주택자·비거주 1주택자 압박
"정부에 맞서지 말라" 경고…강남·서초, 100주만에 하락 전환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5월 9일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2026년 1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올린 올해 첫 부동산 관련 게시글의 일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후 지난달 27일까지 28번의 부동산 게시글을 올리며, 투기 세력을 향한 고강도의 경고 메시지를 쏟아냈다. 다주택자는 물론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지닌 비거주가 1주택자까지 겨냥했다. 단순한 정책 발표를 넘어 '버티기' 심리를 정조준하며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1일 부동산 업계와 청와대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23일 X에 부동산 게시글을 올해 처음 게재했다. 이후 2월 말까지 총 28차례 부동산 게시글을 올렸다. 게시글뿐 아니라 답글 등을 포함하면 X를 통한 부동산 언급은 30차례 이상으로 하루에 한 번 이상 쏟아냈다.
지난해 국내 부동산 시장은 역대급 상승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5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8.98%다. 부동산원이 자체 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연간 기준 최대 상승폭이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비롯해 성동구 등 한강벨트 지역과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월 31일 "부동산 정상화는 5천피(코스피 5000) 달성이나 계곡 불법 시설 정비보다 훨씬 쉽다"고 말했다.
이는 집값 안정이 경제적 난제가 아니라 리더십의 결단과 실행력에 달린 문제라는 그의 평소 지론을 재확인한 발언이다. 그는 표 계산에 연연하지 않고 강력한 세제와 금융 규제 수단을 총동원한다면 망국적인 부동산 불패 신화를 충분히 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자신감은 다주택자들을 향한 구체적인 '퇴로 차단'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5월 9일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을 언급하며 "기회가 있을 때 잡으시길 바란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음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일각의 재연장 기대를 일축하며, 유예 종료 전 매각을 유도하는 심리적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2월 들어 메시지는 더욱 날카로워졌다.
지난달 24일 게시글에서 이 대통령은 "시장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다"며 정책 일관성을 강조했다. 그는 다주택 보유나 초고가 주택 소유는 개인의 자유지만 그에 따른 경제적 위험과 세금 부담 또한 온전히 본인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 정책의 권위와 신뢰를 위해 5월 9일 이전에 매매한 사람보다 버틴 사람이 유리하도록 방치할 수 없다"는 발언은 시장의 버티기 심리를 지적했다.
규제의 화살은 다주택자를 넘어 '비거주 1주택자'까지 겨눴다. 이 대통령은 26일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1주택자라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하게 만들 것"이라며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와 보유세 강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고가 주택 투기 수요까지 철저히 봉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연일 쏟아내는 이 대통령의 고강도 메시지에 시장은 반응했다. 이 대통령의 X 게시글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선명한 시그널을 보냈고, 강남 3구 등 서울 부동산 시장은 호가 하락과 매물 증가 등으로 반응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넷째 주(23일 기준) 강남3구 아파트값은 일제히 하락했다. 강남구(-0.06%)와 서초구(-0.02%)가 동시에 하락한 것은 2024년 3월 이후 100주 만에 처음이다. 송파구(-0.03%)도 지난해 3월 24일 이후 47주 만에 하락 전환했고, 용산구(-0.01%) 역시 2024년 3월 이후 2년여 만에 하락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 재개와 종합부동산세 부담 등이 서울 주요 지역의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 상승폭이 컸던 상급지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각종 규제로 매물 적체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 조정이 가능한 급매물이 출회되면서 주요 상급지에서 가격 하락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yagoojo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