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에 '될놈될' 공식 흔들…1순위 마감 후 미계약 발생
고분양가·대출 규제에 실수요자 이탈…청약 포기 확산
분당 등 수도권 단지, 주변 시세 대비 최대 8억 높은 분양가 부담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비싼 분양가와 대출 규제 영향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실수요자 이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단지에서도 계약 포기 사례가 이어지며 무순위 청약 미달이 잇따르는 모습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GS건설이 경기 용인에 공급한 '수지자이 에디시온'은 지난 23일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 214가구 모집에 143명만 신청해 0.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수도권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1·2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4.19대 1을 기록했던 곳이다. 이후 자격 요건을 전국으로 확대해 이달 2일과 23일 두 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모두 미달됐다.
포스코이앤씨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공급한 '더샵 분당센트로' 역시 특별공급(15대 1)과 1순위 청약(51.3대 1)에서 완판됐지만 이후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50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24일 마감된 무순위 청약에는 50가구 모집에 531명이 신청해 평균 1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60㎡C형(271대 1), 71㎡D형(20.0대 1), 73㎡B형(12대 1), 84㎡N형(4.8대 1), 78㎡N형(4.6대 1)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 같은 미계약 상황의 주요 원인으로 주변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를 꼽는다.
더샵 분당센트로의 분양가는 전용 60㎡가 14억 7600만~14억 9200만 원, 전용 78㎡는 18억 7500만~19억 9700만 원, 전용 84㎡는 20억 5200만~21억 8000만 원 수준이다.
인근 무지개마을5단지 전용 84㎡가 지난달 13억 6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최대 8억 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무지개마을3단지 전용 84㎡ 최고 실거래가(15억 4900만 원)와 비교해도 6억 원 넘게 비싸다.
여기에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라 분양가 15억 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4억 원, 25억 원 초과 시 2억 원으로 제한되면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다는 점도 미계약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입지만 좋으면 결국 분양이 된다는 이른바 '될놈될' 공식이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처분 매물 증가, 집값 상승 기대 약화가 맞물리면서 '선당후곰'(선 당첨 후 고민) 방식의 청약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고가 아파트는 대출 규제 영향이 큰 만큼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청약 포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보유세 강화 움직임 등 정책 불확실성으로 실수요자들의 매수 관망세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도 "현재 시장이 매수자 우위로 평가되면서 고가 분양가 아파트에 대한 청약 포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관망세가 이어질 경우 분양가 할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고분양가 부담과 시장 기대 변화, 대출 및 세금 제도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현상"이라며 "금리와 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관망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 소장은 "현재 정부가 밝힌 다주택자 규제 강화 등 부동산 정상화 기조 역시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은 심리 요인도 중요한 만큼 정책 방향성에 대한 경계심이 청약 관망세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다.
심 소장은 "현재 이재명 대통이 여러번 밝힌 다주택자를 향한 압박과 같은 부동산 정상화 의지 역시 시장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며 "부동산은 심리도 중요한데 대통령의 강력한 메시지로 인해 위축된 심리도 청약 포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고 말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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