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투기 정조준…수도권 ㎡당 18만원, 보상비 늘면 분양가 전가
경작 목적 외 농지 보유 확산…수도권 중심 투자화 심화
"주택·산단 등 개발사업 저해…투기 방지 방안 필요"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부동산 시장 정상화 의지를 강조해 온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 투기 문제를 정조준했다. 일각에선 경작 목적이 아닌 투자 수단으로 농지를 보유하는 사례가 늘면서 신도시·산업단지 개발 과정의 토지비를 밀어 올리고, 이는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실경작이 이뤄지지 않는 농지에 대한 처분 명령 등 관리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5일 대통령실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농지 이용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한 뒤 실제 경작이 이뤄지지 않는 농지에 대해서는 처분 명령을 포함한 관리 강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했다.
농지는 경자유전의 원칙에 따라 농업 경영 목적의 소유만 허용된다. 그러나 제도상 예외 규정과 관리 사각지대를 활용한 투기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과거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개발 예정지 인근 농지를 매입해 보상금을 노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부는 농지를 사들인 뒤 보상금 증액을 위해 희귀 수목을 식재했고, 추정 보상금 규모가 87억 원에 달하기도 했다.
현행 제도는 8년 이상 직접 경작한 농지를 임대할 수 있고, 상속으로 취득한 농지도 일정 기간 보유 후 주말·체험 영농 형태로 임대가 가능하다. 이러한 규정을 활용해 실제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도 농지를 장기간 보유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국 농지의 약 47%가 임차 농지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개발 기대감이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농지의 투자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농지 평균 가격은 ㎡당 약 5만 3000원 수준이지만 수도권 농지는 ㎡당 18만 4000원으로 세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 수익성과 농지 가격 간 괴리도 뚜렷하다. 통계청의 2024년산 논벼 생산비 조사에 따르면 10아르(300평)당 논벼 순수익은 27만 584원에 그쳤다. 농업 소득만으로는 현재의 수도권 농지가격을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농지 투기와 가격 왜곡은 단순히 토지시장에 그치지 않고 신도시나 산업단지 등 개발사업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발사업 과정에서 토지비는 통상 전체 사업비의 20~40%를 차지하는 핵심 비용이다. 실제 강원혁신도시 조성 당시 총사업비 9980억 원 가운데 용지비로 4067억 원이 투입됐다.
공공택지나 신도시 개발 예정지 주변 농지가 투기 수요로 급등할 경우 보상비가 늘어나고 이는 전체 사업비 상승으로 이어진다. 증가한 비용은 분양가와 주택 가격에 반영되며 결국 실수요자 부담으로 전가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전문가들은 농지 관리 강화가 단순한 투기 억제를 넘어 주택 공급 비용 안정과도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택뿐 아니라 지방 산업단지 등 대규모 개발 사업에서도 농지 투기는 사업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며 "개발 기대감을 노린 농지 투기는 제도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