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난 장기화…임대차 2법 개편론 다시 고개

성북·관악 등 전세 매물 70% 넘게 급감…수급 왜곡 심화
세입자·집주인 모두 이해관계 얽혀…공론화 과정서 진통 불가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에 아파트 전세 매물 시세가 게시돼 있다. 2026.1.23 ⓒ 뉴스1 김성진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개편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세난이 장기화할 경우 '서울발 전세 민심'이 제도의 존치와 보완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세 1년째 상승, 매물은 급감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평균 0.08% 오르며 54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누적 상승률은 4.5%에 달한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 새 35% 안팎 줄었고, 성북(-90.4%)·관악(-78.1%)·노원(-71.1%)·광진(-70.1%) 등 일부 지역에서는 70% 이상 전세 매물이 사라졌다. 다주택자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의무, 신규 입주 감소가 겹치며 전세 수급이 꼬였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세난 속에서 임대차보호법 전면 개편 논의가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국회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 확대와 임대차 기간 연장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한 주택에서 장기간 거주를 보장하자는 취지지만, 시장 왜곡과 매물 잠김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맞서고 있다.

국토부 "당분간 유지"…물밑에선 4가지 개편안

임대차 2법은 2020년 7월 도입돼 세입자의 최소 4년 거주를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시행 이후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 간 전세금 격차가 커지는 '이중가격' 현상과 전세 매물 감소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전세난 국면에서는 이러한 부작용이 법 손질 주장의 근거로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당분간 현행 법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제도 개선과 관련해 별도로 검토하는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앞서 진행한 '주택임대차 제도개선 방안 연구' 용역에서는 △전면 폐지 △일부 지역 제한 적용 △임대인·임차인 합의 시 적용 △상한요율·적용 대상(저가주택) 조정 등 네 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된 바 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파크리오 아파트 단지의 모습.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발 전세 민심, 임대차 2법 운명 가른다

서울 전세난이 길어질수록 국회와 정부가 임대차 2법의 존치·보완·조정 수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서울발 전세 민심'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관련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 속에, 향후 어느 쪽으로 방향을 틀지에 따라 전세시장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전세시장의 불안정성이 장기화될 경우 임대차 2법의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도 제도 보완이나 개정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 변화가 임대인·임차인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