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집 팔아라' 압박에도…거래는 노도강·금관구에 집중

대출 규제에 '문턱' 낮은 중저가로 수요 이동
매물 늘었지만 강남권 거래 정체…"사실상 현금 시장"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자료사진)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가 외곽 중저가 지역에 집중되는 양상이 뚜렷하다.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정책 기조에 따라 강남권에도 절세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대출 규제로 고가 주택의 매수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22일 직방에 따르면 2월 1일부터 19일까지 서울에서 5건 이상 매매 계약이 체결된 아파트 단지는 총 8곳으로, 모두 구로·관악·노원·도봉구에 위치했다.

구로구 구로동 구로두산, 관악구 신림동 신림푸르지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6단지, 관악구 봉천동 관악우성아파트는 각각 6건의 거래가 성사되며 같은 기간 서울에서 가장 활발한 거래를 기록했다.

이어 도봉구 창동 창동주공1단지, 도봉구 도봉동 서원, 구로구 개봉동 두산, 노원구 하계동 청솔도 각각 5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일정 수준 이상의 거래가 발생한 단지는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로 불리는 서울 외곽 지역에 집중됐다.

전체 거래량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거래는 총 1322건으로 집계됐다. 노원구가 150건으로 가장 많았고, 구로구 105건, 관악구 90건 순이었다.

반면 송파구는 57건, 강남구 22건, 서초구 15건에 그쳤다. 강남3구 전체 거래량을 합쳐도 노원구 한 곳에 미치지 못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이 알려지면서 매물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1월 24일 5만 6373건에서 2월 20일 6만 5416건으로 약 16% 늘었다.

그러나 매물 증가가 곧 거래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강력한 대출 규제가 거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9·7 공급대책을 통해 수도권 규제지역 내 주택을 담보로 한 주택매매 및 임대사업자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어 10·15 부동산 대책에서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 원에서 축소해, 5억~25억 원 이하 주택은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차등 적용했다.

이로 인해 고가 아파트는 사실상 대규모 현금 동원이 필요해졌고, 수요가 위축됐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낮은 외곽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강남권의 경우 대출 규제 탓에 현금부자가 아니면 접근 자체가 어려워졌다"며 "결국 외곽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