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 대출 규제 강화…비아파트 임대차시장 불안 우려

아파트 임대사업자 비율 15.7%…대부분은 빌라·다가구
대출 축소로 비아파트 경매 가능성…세입자 보증금 미반환 우려

이재명 대통령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2.19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정부의 다주택자 대출 연장을 포함한 거듭된 압박에 임대차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파트 매물이 늘면서 시장 안정화 효과가 기대되지만, 비아파트 임대료 상승 압박도 거세지고, 대출 상환에 몰린 임대 사업자 비아파트 매물이 경매로 넘어간다면 최악의 경우 세입자가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다주택자 대출 연장도 신규 구입 규제와 동일해야"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엑스(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려 "대출 기간 만료 후 대출 연장이나 대환대출은 본질적으로 신규 대출과 다르지 않다"며 "기존 다주택에 대한 대출 연장과 대환도 신규 다주택 구입 규제와 동일하게 적용해야 공평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임대사업자를 포함한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해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오는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맞물려 대출 규제를 통해 다주택자 압박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대통령 발언을 임대사업자 대출 겨냥 신호로 해석한다.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30년 이상 장기 상환 구조라 만기 시 매물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임대사업자 대출은 단기 만기 후 1년 단위 연장이 일반적이어서 규제 변화의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변수는 임대사업자 대출 대부분이 비아파트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장기매입임대주택 27만 8886가구 중 아파트는 4만 3682가구로 전체의 15.7%에 불과하며, 나머지 84.3%는 빌라·다가구·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다.

금융권은 대출 갱신 과정에서 RTI(임대업 이자상환비율) 기준을 강화할 수 있다. 임대사업자가 기준을 맞추기 위해 임대료를 올릴 경우 세입자 부담이 커지고, 대출 상환 압박이 심해지면 일부 비아파트는 경매로 넘어갈 위험도 있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신규 수요가 많지 않은 빌라·다가구 등 주택의 경우 임대사업자의 비아파트 세입자 보증금 반환 의무와 대출 규제로 경매로 넘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RTI 기준은 임대 수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장치"라며 "임대인이 대출을 받기 위해 무리하게 임대료를 올려도 시장 수요가 따라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2026.2.20 ⓒ 뉴스1 안은나 기자
아파트 매물은 증가…비아파트 경매 가능성 제기

시장에 풀리는 아파트 매물은 이미 증가세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 5416개로 지난달 31일(5만 7468개) 대비 13.8% 늘었다.

다만 거래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 분위기다. 서울 주요 상급지에서는 매수자 우위 흐름이 형성돼 있으며, 양도세 유예 종료 시점인 5월 9일까지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85.3으로, 매수자 관망세가 우세한 상황이다.

성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가격 조정 폭이 크지 않아 실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관망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는 매도자가 더 급한 상황이지만, 매수자들은 가격 하락 기대에 거래를 미루는 모습"이라며 "4월 이후 양도세 유예 종료가 다가오면 거래가 점진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부담 때문에 거래가 급격히 늘기는 어렵다"며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 간극이 좁혀져야 거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