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다주택자 '대출 연장' 옥죈다…매물 출회 압박 강화

임대사업자 대출 겨냥…비아파트 대다수, 효과 제한적
매물 늘었지만 거래 제한적…"매수자 계약 미룬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앞에 양도소득세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자료사진)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서울 아파트 매물이 한 달 새 16% 넘게 증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존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과 대환까지 점검하라고 지시하면서 매물 출회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거래는 여전히 관망세가 짙어 정책 효과가 실제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대 사업자 포함 다주택자까지 대출규제 확대 가능성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기존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연장 및 대환 현황을 점검하고 확실한 규제 방안을 검토할 것을 내각과 비서실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 금융 규제는 신규 대출 억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번 지시는 이미 실행된 대출의 연장과 갈아타기(대환)까지 관리 범위를 넓히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의 '버티기 수단'을 제한하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금융 규제까지 강화될 경우 매물이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 5416건으로, 한 달 전(5만 6138건)보다 16.5% 증가했다.

물론 매물 증가가 모두 규제 영향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세제 유예 종료를 앞둔 매도 수요와 계절적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번 규제가 임대사업자 대출까지 확대될 경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대사업자 대출은 통상 3~5년 만기로 실행된 뒤 1년 단위로 연장되는 구조다. 그러나 상당수가 비아파트에 집중돼 있어 아파트 시장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장기매입임대주택 27만 8886가구 가운데 아파트는 4만 3682가구(15.7%)에 그쳤다. 나머지 84.3%는 빌라와 다가구주택,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였다.

개인 명의의 주택담보대출 역시 만기가 30~40년에 달하는 경우가 많아 단순 연장 여부가 즉각적인 매도 압박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임대사업자는 임대 물량 공급이라는 순기능도 있다"며 "대부분 비아파트에 집중돼 있어 아파트 매물 증가로 직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 SNN 갈무리) / 뉴스1 ⓒ News1
매물은 늘었지만…거래는 여전히 '눈치보기'

현장에서는 매물 증가 조짐이 감지되지만, 실제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서울 주요 지역 등 이른바 상급지 시장에서는 매수자 우위 흐름이 형성되며, 양도세 유예 종료 시점인 5월 9일까지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85.3으로 집계됐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많은 시장,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많은 시장을 의미한다. 현재는 매수자가 우위에 서 있는 국면이다.

성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물이 늘긴 했지만 가격이 충분히 조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실수요자들도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관망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는 매도자가 더 급한 상황이지만 매수자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거래를 미루고 있다"며 "양도세 유예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는 4월 이후에야 거래가 점진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고 실거주 의무 부담도 남아 있어 거래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 간극이 좁혀져야 본격적인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