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대출 의존도 6년 만에 최저…강남권 30% 아래로
거래가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 42.96%…자기자본 중심 매수 확대
외곽은 여전히 레버리지 활용 높아…"주거 사다리 약화 신호"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서울 아파트 매수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 의존도가 낮아지며 자금 조달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서는 지난달 대출 비중이 통계 집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자기자본 비중이 크게 확대된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된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 등)의 거래가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은 평균 42.96%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12월(41.82%)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채권최고액 비율은 금융기관이 주택담보대출 실행 시 설정하는 담보 한도를 의미한다. 은행권은 통상 실제 대출금의 110~120%, 대부업권은 130~150% 수준으로 설정하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전반적으로 대출 활용 규모가 줄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변화는 고가 주택 비중이 높은 강남권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강남구의 채권최고액 비율은 29.55%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초구는 33.98%에서 31.43%로, 송파구는 34.98%에서 32.27%로 하락하며 이른바 강남 3구 전반에서 대출 비중 축소 흐름이 확인됐다.
채권최고액 설정 비율을 감안해 단순 환산할 경우, 15억 원대 주택 거래에서도 실제 대출 규모는 수억 원대에 그친 사례가 적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현행 규제상 15억 원 초과 주택의 최대 대출 한도(4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다만 거래 유형별 차이와 기존 주택 처분 자금 활용 여부 등에 따라 개별 사례는 달라질 수 있다.
한강벨트를 포함한 선호 지역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마포구는 직전월 41.10%에서 39.81%로, 강동구는 46.23%에서 41.73%로 하락했다. 양천구 역시 43.66%에서 42.13%로 낮아졌다. 성동구(41.44%), 동작구(45.04%), 영등포구(45.81%), 서대문구(46.99%) 등도 서울 평균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중저가 주택 비중이 높은 외곽 지역은 여전히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구로구(60.91%), 도봉구(59.55%), 강북구(59.91%), 금천구(57.86%), 관악구(56.35%), 노원구(55.27%), 강서구(54.02%), 은평구(53.94%) 등은 대출 활용 비중이 높았다. 가격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실수요자의 레버리지 활용이 불가피한 구조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이들 지역 역시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비율은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복합적인 요인에 따른 결과라고 진단한다. 대출 규제 강화와 함께 고금리 환경이 장기간 이어진 영향, 기존 주택을 처분한 갈아타기 수요 증가 등이 동시에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 규제로 인해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시장 구조가 됐다"며 "강남권뿐 아니라 외곽 지역에서도 과거에 비해 대출 비중이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모기지는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왔는데, 대출 접근성이 낮아지면서 자금력이 충분한 매수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는 시장 안정과는 별개의 문제로, 장기적으로는 계층 간 자산 격차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wns830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