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용산 매물 쏟아지며 집값 숨고르기…"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실거주 의무 완화로 매물 속속 등장
강남권 현장 체감…전문가 "4월 이후 추가 매물 출회 가능"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창원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2.6 ⓒ 뉴스1 이재명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김종윤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확정하고 퇴로까지 열어주자, 강남3구와 용산구 집값은 상승 속도가 가라앉는 대신 매물이 한 달 새 두 자릿수 비율로 늘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는 메시지 아래 강경한 세제 기조와 보완 장치가 맞물리면서, 집값 과열을 누르고 매물을 시장으로 끌어내는 '정책 유도형 조정 국면'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남3구·용산 매물 급증, 집값 상승 둔화

14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양도세 유예 종료를 못박은 1월 23일 이후 강남3구·용산 아파트 매물은 1만 8662가구에서 2만 2142가구로 18.6% 증가했다. 강남구 15%, 서초구 16.5%, 송파구 30.3%, 용산구 17.7%로, 서울 전체 증가율 13.3%를 웃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서는 강남3구·용산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지난해 10월 0.66%에서 올해 2월 0.08%로 둔화했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0.31%에서 0.02%, 용산구는 0.80%에서 0.17%로 낮아졌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계약 기준 도입과 실거주 의무 유예로 세 낀 집을 팔지 못하던 다주택자에게 실질적인 퇴로가 열렸다"며 "서울 아파트 매물이 단기간에 증가한 것은 정책 유도 효과가 분명히 나타난 사례"라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세입자 만기가 남아 팔기 어려웠던 집까지 나오면서 공급이 확대돼 가격 상승세가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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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실거주 규제 완화로 매도 분위기 확산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예정대로 5월 9일 종료된다. 중과 배제 기준은 기존 '양도일'에서 '계약일'로 바뀌었고, 강남3구·용산은 계약 후 4개월, 신규 조정대상지역은 6개월 안에 잔금과 등기를 마치면 중과를 피할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대주택은 실거주 의무가 2월 12일 기준 현재 체결된 임대차계약의 최초 종료일까지 유예됐다. 주택담보대출 전입 의무도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또는 '임대차계약 만료일로부터 1개월' 중 늦은 시점까지 미뤄졌다.

시장에서는 이미 움직임이 감지된다. 강남구 한 공인중개사는 "직전 실거래가보다 수억 원 낮춘 매물도 하나둘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서초구와 송파구에서도 일부 다주택자가 세입자 이사비를 조건으로 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나타났다. 용산구 한 중개사는 "보유세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이제 매도하려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일부 현장에서는 매매수급지수 변화도 나타난다. 강남3구를 포함한 동남권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팔려는 매물은 늘고 사려는 수요는 관망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매도자 우위가 축소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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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후 추가 매물 가능성

신만호 압구정 중앙리얼티 대표는 "임차인에게 이사비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매물을 내놓은 집주인이 있었다"며 "앞으로 이사비와 같은 불필요한 비용이 사라진 만큼 가격 하락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4월 전후 추가 매물 출회 가능성을 전망했다. 5월 9일 이전 가계약이나 사전 약정만으로는 중과 유예를 받을 수 없으며, 매매계약 체결과 계약금 지급 사실이 증빙돼야 혜택이 인정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랩장은 "팔고 싶어도 못 팔던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보완 대책은 향후 추가 매물 출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주택자의 차익 실현과 고령자 보유 매물이 출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강남3구·용산 시장은 매물 증가와 상승 둔화가 맞물린 모습이다. 다만 서울 핵심지 공급 부족, '똘똘한 한 채' 선호, 금리 인하 기대가 겹치면 5월 이후 매물 잠김과 지역 간 가격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 보유세, 금리, 공급 변수에 따라 이번 속도 조절이 일시적 숨 고르기에 그칠지,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