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주차대행 개편, 검증 없이 추진…감사서 절차 위반 확인
외부 전문가 자문·컨설팅 없이 자체 판단으로 추진
무면허 업체 선정·재입찰 생략 등 계약 절차 위반 드러나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추진한 주차대행 제도 개편 과정에서 전문가 검토 없이 개편안을 강행하고, 사업자 선정 절차도 위반한 사실이 국토교통부 감사에서 확인됐다. 공사는 이용자 안전과 서비스 개선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법령 검토와 내부 절차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감사는 지난해 12월 인천공항공사가 추진한 주차대행 개편안이 시행 직전 여론의 비판에 직면해 중단된 이후, 개편 과정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됐다.
감사 결과 공사는 해당 개편안을 '전문가 논의를 거친 세계 최고 수준의 제도'라고 설명해왔으나, 실제로는 외부 전문가 자문이나 컨설팅 없이 자체 판단으로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이 사안을 언급하며 "항공 분야 전문가들이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정책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 판단의 중심에는 국민의 눈높이가 있어야 한다"며 "본격 시행 전이라면 충분한 검토를 거쳐 조정하는 선택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공사는 일부 대행업체의 난폭운전과 절도 등 문제가 제기되자 '운행 거리 단축'이라는 방식으로 제도 변경을 추진했다. 기존에는 제1터미널에서 외곽주차장까지 약 4㎞를 이동하던 구조였으나, 이를 500m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개편안이 적용될 경우 일반 이용자는 동일한 요금을 내면서도 더 먼 거리의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는 문제가 발생했다. 프리미엄 서비스 역시 보관 장소가 실내에서 실외로 변경됐음에도 요금은 기존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학재 공사 사장은 업무보고 당시 "단기 주차장 내 주차대행 구역을 줄이면 국민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이 크게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 전문가들이 충분한 논의를 거쳐 만든 정책인데 시행도 전에 감사가 시작된 것은 아쉽다"고 주장했다.
사업자 선정 및 계약 과정에서도 절차 위반과 부실 운영이 다수 확인됐다. 공사는 셔틀버스 운행이 필요한데도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면허가 없는 업체를 선정했다. 임대료 산정 과정에서도 시설비와 인건비를 과대 반영해 적정 금액보다 3억 원 낮은 4억 9000만 원으로 책정했다.
협상 과정에서는 기존 직원 고용승계 확대를 조건으로 제시하며 프리미엄 서비스를 추가했지만, 실제 고용승계 인원은 일부에 그쳐 명분만 내세운 결정이었다.
프리미엄 요금은 업체 측 요구액인 4만 원이 그대로 반영돼 최소한의 검증이나 협상도 거치지 않았으며, 서비스 범위와 수익구조가 변경됐는데도 재입찰과 내부심의를 생략한 상태에서 계약이 체결됐다.
국토부는 이를 중대한 절차 위반으로 판단하고 관련자 문책과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아울러 주차대행 서비스를 포함한 공항 주차장 운영 체계를 국민 편익 중심으로 전면 재설계하라고 지시했다.
김윤덕 장관은 "공기업이 국민 눈높이를 외면한 채 편의적 개편을 합리화하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것은 기강 해이"라며 "주차대행을 포함한 전체 주차장 운영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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