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만 받고 첫 삽도 못 뜬 공공임대 10만 가구…속도전 '허점'

미착공 공공임대 10만 5938가구 중 73%가 '토지 보상' 문제
수도권 공공임대 1만 2438가구 비어…공실률 급증

신축아파트 공사현장의 모습. ⓒ 뉴스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하며 속도를 내고 있지만 공공 임대주택 현장은 여전히 제자리다. 사업 승인을 마쳤음에도 첫 삽을 뜨지 못한 공공 임대주택이 전국에 10만 5938가구에 달한다. 정책 추진 의지와 달리 공급 현장에선 착공 지연과 공실이 동시에 늘어나는 이중 난맥상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종욱 의원실에 따르면 미착공 물량의 72.8%가 '토지 보상 지연' 때문으로 조사됐다. 토지 보상 갈등이 길어지면서 지난해 LH를 상대로 제기된 512건의 소송 중 346건이 보상금 관련 사건이다.

특히 6만 7000가구 규모로 계획된 광명시흥지구는 지정 4년 만에 올해 말 보상금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인프라 공사 지연(24.5%)과 관계 기관 협의(1.9%) 등 행정 절차의 병목 현상이 사업 속도를 늦추고 있다.

공급이 늦어지는 동안 완공된 임대주택에서도 공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1만 2438가구가 공실이다. 이중 1만 447가구가 아파트형 건설임대다.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고, 전용 31㎡ 미만 초소형 평형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실수요자 외면을 받고 있다. 경기 양주시 옥정지구의 공실률은 17%, 파주시 운정지구는 16%다.

전문가들은 숫자 중심의 공급정책이 한계에 몰렸다고 지적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목표 물량 채우기에만 치중하면서 품질과 입지 경쟁력을 간과했다"며 "공급 구조를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행정 절차를 단축해 속도와 효율성을 함께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