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감사의 정원' 제동…국토부, 절차 위반 공사중지 통지
도로·광장 중복 결정 부지서 국토계획법 등 관련 법령 위반
주민 의견 수렴·재해영향평가 등 필수 행정절차도 누락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서울 광화문 광장에 조성 중인 '감사의 정원' 사업이 도시계획 관련 법령을 위반한 채 추진됐다는 정부 판단이 나오면서 제동이 걸렸다.
국토교통부는 지상 조형물 설치와 지하 전시공간 조성 과정에서 필요한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 변경과 개발행위 허가가 이행되지 않았다며, 서울시에 공사 중지 명령을 사전 통지했다.
국토부는 9일 서울시가 추진 중인 광화문 광장 감사의 정원 사업과 관련해 국토계획법 및 도로법 위반 사항을 확인하고, 행정절차법 제21조에 따라 '공사 중지 명령'을 사전 통지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는 23일까지 의견 제출 기한이 부여됐다.
감사의 정원은 세종대로 일대 광화문 광장 부지에 조성되는 사업으로, 해당 부지는 도시계획시설상 도로와 광장으로 중복 결정된 곳이다. 계획에 따르면 지상에는 높이 약 7m 규모의 상징 조형물 22개가 설치된다.
국토부는 이 과정에서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 변경과 고시 절차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토계획법 제88조와 제91조에 따르면 도시계획시설에 공작물 등 조형물을 설치할 경우 실시계획을 변경해 작성하고 이를 고시해야 한다.
서울시는 조성 완료된 시설의 기능 개선 차원이라 실시계획 변경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지만, 국토부는 새로운 공작물 설치는 단순 유지·보수가 아닌 실시계획 변경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민간 시행자의 경우도 조성 완료 후 공작물 설치 시 변경 인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하 공간 역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봤다. 당초 계획은 참전국과 실시간 소통하는 공간 및 광화문 일대 보행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지하 보행로였으나, 이후 미디어월을 설치하는 전시공간 형태로 변경됐다.
국토부는 도시계획시설 부지에는 해당 시설 외 건축물을 설치할 수 없으며, 예외적으로는 개발행위 허가와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하상가·지하실은 도로법 시행령 제55조 제5호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단순 도로점용 허가(제12호 적용)만으로는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통해 도로시설의 공간적 범위를 지상으로 한정하는 절차 △도로·광장에 대한 실시계획 변경 △종로구청의 개발행위 허가 등이 필요했지만, 이들 절차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부지는 광장으로도 결정된 만큼 도로점용 허가만으로는 광장 내 시설 설치가 가능하지 않다는 게 국토부의 해석이다. 2022년 4월 법제처 해석례 역시 교통광장이 도로구역에 포함되더라도, 도로점용 허가만으로 광장 내 시설 설치는 곤란하다고 본 바 있다.
국토부는 이 같은 절차 누락으로 인해 주민 의견 수렴과 관계 행정기관 협의, 재해영향평가 등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광화문 광장 일대는 2022년 11월 종로구청에 의해 침수위험이 있는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됐다.
국토부는 국토계획법 제133조에 따라 관계 법령에 따른 절차가 이행될 때까지 공사 중지를 명령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공사 중지 기간에도 광화문 광장 방문객 안전을 위해 안전 펜스 설치, 이격거리 확보, 안전요원 배치 등 안전관리 조치를 철저히 할 것을 서울시에 요청할 방침이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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