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단위계획 누락도 시정명령 대상…분양계약 해지 가능성 확대

시장 침체 속 수분양자 계약 철회 움직임 확산
"민원 통해 시정명령 받아 해지 가능성" 업계 우려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 월드 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아파트 등 주택 단지가 보이고 있다. (자료사진) /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지구단위계획이나 교육환경보호구역 수립 여부 등을 기재하지 않은 분양 광고가 시정명령 대상에 해당한다는 법제처 판단이 나왔다. 특히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분양 광고에서 시정명령이 내려진 경우, 수분양자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이미 있어,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법제처는 최근 분양 광고에서 수분양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정보가 누락된 경우, 시정명령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지구단위계획 수립 여부와 교육환경보호구역 지정 여부는 입지와 향후 이용 제한 등에 영향을 주는 핵심 정보로, 이를 광고에 명시하지 않은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대법원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분양 광고에서 필수 기재 사항 누락 또는 오기로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수분양자가 이를 근거로 분양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즉 행정적 시정 조치뿐 아니라 계약 효력 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 같은 법적 판단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지방 중심 분양시장 침체가 있다. 미분양이 누적되고 거래가 위축되면서, 일부 수분양자들이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잔금 납부를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광고상의 하자를 근거로 계약 철회를 시도하는 움직임도 점차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이번 사례와 관련해 법제처에 질의를 한 것도 현장 혼란과 무관하지 않다. 계약 해지 가능 여부를 두고 지자체의 관원 질의가 잇따르자, 보다 명확한 기준 마련을 위해 법제처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에도 시정명령을 내리던 사안이지만, 최근 계약 해지 문제로 지자체가 명확한 기준을 요구해 해석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는 분양 광고 누락·오기를 이유로 시정명령을 내려달라는 계약자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지자체 측도 시정명령이 내려질 경우 분양 계약 존속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명확한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법제처 해석으로 계약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경미한 광고 누락이나 해석의 여지가 있는 표현까지 민원을 통해 시정명령을 받아 계약 해지 사유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시행업계 관계자는 "광고상의 경미한 누락까지 모두 계약 해지 사유로 연결되면 정상적인 분양 사업 추진이 위축될 수 있다"며 "시장 침체 국면에서 시정명령이 사실상 계약 파기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 제도 운용에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