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다주택자 매물 늘었지만…거래는 꽉 막혀 적체 심화
10일 간 분당 매물 200여 건 증가…일부 호가 1억~2억 내려
대출 규제와 보유세 불확실성에 매수세 약해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예고하고 매물 출회를 압박하면서, 경기 지역 주택시장에서도 다주택자 매물이 점차 늘고 있다. 다만 이를 받아줄 매수 수요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매물이 서서히 쌓이는 적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5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4일 기준 경기도 아파트 매물 수는 지난달 23일 16만 2540건에서 16만 5988건으로 2.1%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지역의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성남시 분당구는 같은 기간 매물이 2002건에서 2241건으로 11.9% 늘었고, 인접한 수정구도 583건에서 638건으로 9.4% 증가했다.
과천시는 341건에서 360건으로 5.5% 늘었으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한 용인시 수지구는 2850건에서 2904건으로 1.8% 증가했다. 경기도 내 44개 시·군·구 가운데 매물이 줄어든 지역은 7곳에 불과했다.
매물이 늘면서 호가를 낮춘 사례도 이어졌다.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한양아파트 전용 220㎡는 30억 원에 매물로 나왔다가 최근 1억 원 낮춰 29억 원에 나왔고,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 116㎡ 매물도 기존 등록가보다 1억 2000만 원 낮춘 26억 3000만 원에 재등록됐다. 현재 동일 평형에서 가장 낮은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들이 향후 세 부담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매도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관련 출구 전략이 운영되는 동안, 시세 차익이 큰 주택부터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경기 주요 지역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매물 증가 속도는 완만하다. 분당구의 경우 매물 수가 2002건에서 2100건을 넘기까지 약 5일이 걸렸고, 이후 2200건을 다시 넘는 데에도 6일가량 소요됐다.
현장 관계자들은 매물이 늘고 있지만, 이를 받아줄 매수세는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고 전한다. 대출 규제와 향후 보유세 강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으로 관망세가 짙어, 매물만 서서히 쌓이며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적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현동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폭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매물이 늘어나는 추세는 맞다"면서도 "시장 자체가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천 원문동 중개사사무소 관계자도 "집주인들은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매도를 고민하지만, 매수자들은 가격 조정과 대출 규제로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며 "당분간은 매물이 서서히 늘면서 적체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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