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한강벨트 다주택자 급매 '하나둘'…거래는 여전히 제한적

강남·광진·마포 일부 단지 호가 1~2억 원 낮춘 급매 확인
매물 일부 학군 이동·기존 증여 영향…정책 효과 단정 어려워

청와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오는 5월 9일로 확정하며 다주택자들을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4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앞에 양도세 등 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2.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핵심지에서 다주택자 급매물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대통령의 다주택자 매물 출회 압박 발언과 5월 양도세 중과 재시행 예고 속 나타난 움직임이지만, 매물은 제한적이고 거래도 활발하지 않다. 일부 증가는 학군 이동이나 기존 증여 등 자연 요인이 섞여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 113㎡가 호가 43억 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지난해 12월 같은 평형이 44억 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시세 대비 1억 원 낮춘 것이다.

광진구 극동2차 아파트 전용 84㎡ 급매물은 호가 25억 원에 형성됐다. 지난해 10월 같은 평형이 27억 원(신고가)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2억 원 내려갔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 매물도 호가 29억 원에 급매로 나왔다. 최근 호가 31억 원보다 2억 원 낮춘 수준이다.

서울 핵심지에서 급매물이 천천히 나오고 있지만, 매물 규모 자체는 여전히 미미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강남구 공인중개사 A 씨는 "최근 급매물이 간혹 나오지만, 대형 단지 한 곳당 1~2건 정도다. 매물이 쏟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송파구 공인중개사 B씨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있긴 하지만,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 핵심지 매물이 10% 이상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지만, 학군지 특유의 자연스러운 매물 이동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 매물(3997건)은 지난달 23일(3526건) 대비 1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성동구(1373건)와 광진구(923건)는 각각 13.2%·10% 늘었고, 강남구(8261건)와 서초구(6774건) 매물은 8.9%·8.0% 증가했다.

광진구 공인중개사 B 씨는 "강남구와 광진구 등 한강벨트 핵심 단지는 학군 수요가 많아, 자녀 교육 때문에 오래된 집에서 참고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졸업 시점이 되면 생활 여건이 더 좋은 곳으로 이동하면서 매물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급지 다주택자들은 이미 지난해 대부분 증여 등으로 집을 정리했을 것"이라며, "최근 서울 일대 매물 증가를 정책 영향으로 보는 것은 일종의 착시 효과"라고 덧붙였다.

통계상 매물에는 매도 의사가 불확실한 물량도 포함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송파구 공인중개사 C 씨는 "통계상 늘어난 매물이 모두 실매물로 보기 어렵다"며 "실제 확인해 보면 매도 의사가 확실한 물건과 중개업소가 경쟁 차원에서 먼저 올려놓은 매물이 섞여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다주택자 매물 출회 압박 발언과 5월 양도세 중과 재시행 예고가 알려지면서,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있다.

서울 일대 급매물이 적은 만큼, 실제 거래 사례도 많지 않다. 공인중개사 C 씨는 "최근 1주간 매매 계약은 1~2건 정도"라며 "집주인이 호가를 2000만~5000만 원 정도 내린 경우는 있지만, 극히 드문 사례"라고 전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