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협의 없이 1·29 대책 발표"…정비사업 '조기착공' 추진(종합)

용산·태릉CC 비판…실현 가능성보다 '물량 밀어내기' 지적
서울시, 이주비 대출 등 완화 병행…정비사업으로 공급 대응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홍유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2일 정부의 1·29 주택공급 대책을 두고 "지자체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발표된 일방적 대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신 서울시는 시내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된 약 25만 4000가구의 착공 시점을 1년씩 앞당기는 자체 공급 대안을 제시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에서 "이번 공급 대책은 지자체와의 사전 협의도, 실행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증도 없이 부지를 일괄 발표한 것"이라며 "이미 실패로 판명된 문재인 정부의 8·4 대책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수도권 유휴부지를 활용해 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 가운데 용산국제업무지구(1만 가구), 태릉 골프연습장(CC) 부지(6800가구)가 충분한 협의 없이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보다는 성장동력

오 시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의 1만 가구 조성 계획을 문제 삼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연말부터 학교 등 인프라 조성 계획을 고려해 최대 8000가구 수준을 제안했지만,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는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원래 주택공급을 위한 곳이라기보다는 글로벌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 미래 성장동력을 만드는 공간"이라며 "1만 가구를 넣으면 사업이 2년간 지연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는 이러한 기회비용 상실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고, 정부가 학교 부지 선정을 위해 교육청과 협의를 했다고 하지만 세 곳 모두 실효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태릉CC 부지 선정에 대해서도 오 시장은 비판했다. 그는 "태릉CC가 다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더라도 과거 결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주민들의 반대도 있을 수 있다. 태릉CC 부지 중 약 13%가 세계문화유산 구역에 포함돼 있다. 이는 정부가 과거 평가 결과를 무시하는 행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태릉CC 부지가 이런 수준이라면 세운지구 개발도 가능해야 한다"며 "정부는 이중 기준을 폐지하고 동일한 기준을 세운지구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15 대책에 3만 가구 넘게 이주비 대출 문제"…규제 완화 요구

오 시장은 특히 1·29 대책에서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빠진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서울 주택 공급의 약 90%는 민간 정비사업이 담당하고 있다"며 "올해만 해도 3만 가구 이상이 이주해야 하지만, 대출 규제라는 높은 벽에 막혀 사업이 멈춰 서고 주민 불안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책은 2029년에나 착공이 가능한 먼 미래의 청사진에 불과하다"며 "10·15 대책에 따른 규제만 완화돼도 진행 중인 정비사업장에서 훨씬 빠르게 공급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정비사업 '조기 착공' 전략을 내세웠다. 오 시장은 "이미 구역 지정이 완료된 25만 4000가구를 대상으로 착공 시점을 1년씩 앞당기는 '쾌속 추진 전략'을 즉각 실행하겠다"며 "서울시는 조기 착공으로 공급 절벽에 정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서울시 주택진흥기금 등을 통해 정비사업 속도가 빠르지 못한 곳에 일정 부분 재정을 지원해 더 빨리 속도가 나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