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X 납품지연 장기화…다원시스 정상화 해법 놓고 정부·국회 고심

국토부, 공기업화·자금 투입·계약 조정 등 복수 시나리오 검토
대통령 "실효성 의문"…입찰 구조 전반 손질 필요성도 부상

ITX마음 .(자료사진)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다원시스의 코레일 ITX-마음 차량 납품 지연 문제를 다시 지적하며 국토교통부에 실질적인 정상화 대책을 주문했다. 수차례 문제 제기에도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자, 정부 차원의 대응을 서둘러 마련하라고 재차 압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다원시스 정상화 방안의 하나로 공기업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장관은 "철도 납품을 지연했던 회사 자체를 공기업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여러 자금을 동원해 기업을 정상화하는 대책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다만 국토부는 공기업화를 확정된 해법으로 보기보다는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열차 제작사, 코레일 산하 두는 방안 국회서 논의

이와 관련해 국회에는 열차 제작 기능을 코레일 산하에 두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정준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한국철도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철도차량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코레일이 차량 제작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기존 제작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 발의 배경으로는 일부 철도차량 제작사가 수주 이후 납품을 지연하면서 신규 열차 배치와 증편에 차질이 발생하고, 국가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제시됐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철도차량 공급 구조를 안정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기업화와 관련된 부분은 현재 국회에 발의된 법안을 토대로 논의가 이뤄질 사안"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단정적으로 방향을 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 "실질적 대책 부족"…공기업화 현실성엔 신중론

다만 공기업화 방안을 둘러싸고는 현실성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김 장관의 보고를 받은 뒤 "제가 보기에는 실질적 대책이 불가능한 상태 같다"며 기존 대응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노후 열차 교체가 지연되면서 무궁화호 등 일부 열차의 운행 안정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정부가 상장사인 민간 기업을 공기업화하는 사례는 외환위기나 조선업 구조조정 등 산업 전반의 위기 국면에서 제한적으로 추진돼 왔다. 특히 이 대통령이 공공기관 효율화와 개혁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납품 지연 기업을 공공화하는 방식이 정책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선순 다원시스 대표(자료사진)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국토부·코레일, 자구계획·계약 조정에 무게

국토부는 당장 공기업화 여부를 결론내기보다는 다원시스의 자구계획과 기존 계약 이행 가능성을 우선 점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원시스가 국정감사 이후 제시해온 자구노력의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코레일과 회계사들이 함께 재무 구조와 자금 흐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원시스 납품지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 같은 방안과 더불어 입찰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열차 수주는 2단계 계약 절차로 진행된다. 1단계 기술평가에서 85점 이상을 받으면, 2단계에서는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가 낙찰받는 구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점수 85점만 넘으면 이후에는 가격이 낮은 업체가 무조건 수주하는 현재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단순히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업수행능력, ESG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은 ITX-마음 신규 차량 도입을 위해 다원시스와 총 세 차례에 걸쳐 474량, 약 9149억 원 규모의 철도차량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2018~2019년에 체결된 1·2차 계약의 경우, 납품 기한이 2년 이상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358량 중 218량이 아직 납품되지 않았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