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수요 폭증에 원전 재부상…건설업계 새 활로 열리나

정부, 대형 원전 2기·SMR 1기 건설 원안대로 추진
장기 공사·안정 수익 구조에 현대·대우·삼성물산 기대감

체코 신규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뉴스1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으로 원전이 다시 부상하면서, 침체에 빠졌던 국내 건설업계에 새로운 수주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담긴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을 원안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다.

국내 대형 원전 2기…향후 추가 건설 가능성도

2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1.4GW(기가와트)급 대형 원전 2기를 2037년과 2038년에 각각 준공하고, 0.7GW 규모의 SMR 1기를 2035년까지 도입하는 기존 일정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이어져 온 '탈원전' 기조에서 '원전 활용'으로 정책 축이 이동했음을 분명히 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AI·데이터센터·반도체·클라우드 인프라 확충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전망이 자리한다. 탄소중립이라는 기후위기 대응 목표를 유지하면서도,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AI 산업 특성상 기저 발전원으로서 원전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11차 전기본 이후 수립될 12차 전기본에서 추가 원전 건설이 다시 논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재생에너지 만으로는 단기간 내 AI 산업의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장기 공사·안정 수익…건설사 '가뭄 속 단비'

원전 건설은 인허가와 설계, 시공을 포함해 통상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일단 수주에 성공하면 장기간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건설사들에게는 매력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국내 주택시장 침체와 수주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수십 년 단위로 이어지는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 새로운 ‘대형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신규 원전 건설이 확정된 것은 건설업계 전반에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라며 "특히 SMR의 경우 한국이 세계 최초로 표준화에 성공한 경험이 있어, 향후 국내는 물론 해외 수주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부의 원전 추진 방침이 명확해지면서 건설사들이 중장기 사업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며 "향후 부지 선정 등 행정 절차가 원활히 진행될 경우,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와 해외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현대·대우·삼성물산 '원전 빅3' 기대감

시장에서는 현대건설(000720), 대우건설(047040),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을 대표적인 국내 원전 시공 강자로 꼽고 있다. 이들 기업은 모두 국내외 원전 프로젝트에서 컨소시엄 대표사로 참여한 경험과 해외 원전·에너지 인프라 공사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외 원전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웨스팅하우스, 홀텍 등 미국 주요 원전 기업과 협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 사업의 시공 주관사로 선정, 원전 건물 시공과 주요 설비 설치를 맡게 됐다.

삼성물산 역시 울진 5·6호기 등 국내 원전 건설에 참여했고, UAE 원전 사업을 통해 해외 경험도 축적했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진한 건설경기 속에서 대형 원전 건설 추진은 건설사들에게 분명한 호재"라면서도 "다만 원전 사업의 수혜가 대형사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소·중견 건설사를 위한 보완책도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