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성수 집중?…비핵심 조합, 시공사 선정 연기
압구정·성수·목동 올해 상반기 시공사 선정 작업 착수
다른 정비사업 관심 밖…시공사 선정 연기, 유찰 리스크 최소화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대형 건설사들이 상반기에 잇따라 예고된 압구정·성수 등 상급지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에만 몰두하면서 다른 조합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입지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건설사의 관심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부 조합은 경쟁 입찰 성사가 어렵다고 판단해 시공사 선정 시점을 하반기로 미루기로 했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A 조합은 올해 상반기 목표로 추진했던 시공사 선정 작업을 하반기로 연기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주요 건설사의 관심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속도를 조절한 것이다.
최근 압구정과 성수 등 상급지의 시공사 선정 작업이 단기간에 몰리고 있다는 점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시공사 총회가 집중되면 수주 역량을 분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제한된 인력과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만큼, 특정 사업지에 선택과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에는 핵심 지역 시공사 선정 총회가 잇따라 진행된다. 대표적으로 서울 압구정지구 3·4·5구역은 다음 달까지 입찰 공고를 내고 상반기 중 시공사 선정 총회를 진행한다. 압구정은 한강 변 입지와 초고가 이미지를 갖춘 대표적인 정비사업지다. 2구역을 수주한 현대건설(000720)뿐 아니라 삼성물산(028260), DL이앤씨(375500), GS건설(006360) 등 다수 건설사가 수주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1·4지구도 이달 입찰을 마감하고 상반기에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두 구역의 공사비는 2조 원을 웃돈다. 대규모 사업지답게 대형사의 수주 목표로 꼽힌다. 목동에서도 6단지가 14개 단지 중 처음으로 상반기에 시공사 선정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입찰에 필요한 다양한 검토를 거쳐야 해, 동시다발적인 시공사 입찰에 모두 참여하긴 어렵다"며 "현금으로 마련해야 하는 수백억 원의 입찰 보증금도 상당한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핵심지에서 벗어난 일부 조합은 상반기에 준비했던 시공사 선정 작업을 연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건설사의 관심이 부족할 경우 유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단독 입찰로 진행되는 수의계약은 건설사로부터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점도 일정 연기 검토의 배경이다.
문제는 건설사의 상급지 올인 현상이 전반적인 정비사업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입지가 부족하고 규모가 크지 않은 조합은 사업 속도를 내기 어렵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 내 조합은 당연히 대형사의 브랜드를 원한다"며 "일부 조합은 수의계약 단계에서도 최종 결정을 보류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건설사의 상급지 선별 수주 전략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건설사는 공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발생하는 수익성 변동 리스크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사업성이 검증된 한강 변·강남권 대형 정비사업에 사실상 올인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일부 조합에서는 적극적으로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일부 상급지를 제외하면 '조합이 갑'이라는 인식은 거의 사라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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