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4구역 주민들 "유산청, 문제 해결 의지 없어…객관적 검증 필요"

전날 시뮬레이션 촬영 불허한 유산청 "왜 서울시 제안 거부하냐"
"객관적인 기준 없어…20년 간 착공 못해 생존권 위협"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다시세운광장에서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 주민들이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의 세운4구역 시뮬레이션 촬영 허가를 촉구하며 국가유산청 시뮬레이션 실증 촬영 불허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2026.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세운지구 주민들이 종묘 인근 경관 시뮬레이션의 공개 검증 촬영을 불허한 국가유산청에 날을 세웠다. 객관적인 검증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유산청 촬영 불허에 주민들 반발 "시뮬레이션 허가해야"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는 8일 종로구 다시세운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세운4구역 높이 실증 관련 주민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날 집회엔 세운4구역 주민을 포함한 100여 명에 가까운 세운지구 일대 주민들이 참석했다.

전날 국가유산청 측은 서울시에서 추진한 종묘 정전 상월대 촬영을 불허했다. 유산청은 당초 신청 내용과 다른 대규모 행사로 추진돼 부득이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현장설명회는 종묘의 보존관리와 관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국가유산청의 촬영 불허에 유감의 입장을 드러냈다. 주민들도 사업 지연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인숙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 상근위원은 "세운4구역은 2004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문화재 규제로 20년 이상 착공도 못하고 있다"며 "유산청은 정쟁으로만 몰아 생존권마저 위협받는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가유산청과 학계가 내놓은 서로 다른 경관 시뮬레이션이 혼란을 키우고 있다. 주민들은 객관적인 검증으로 사실 관계를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위원은 "서울시는 시뮬레이션을 객관적이고 공개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유산청에 촬영 허가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산청은 서울시가 제안한 시물레이션 검증을 거부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실증 자체를 불허한 국가유산청 행태는 세운4구역의 문제 해결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객관적인 경관 시뮬레이션 실증으로 소신과 책임 있는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 보니 강남(선릉)은 되고 강북은 안 되는 것 아니냐"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시와 유산청 공동 검증 나서야…정치 논리에 휘말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와 세운 4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 모습. 2025.11.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주민대표회의는 국가유산청을 향해 △법적 대상이 아닌 세운4구역에 세계유산영향평가 이행과 높이 규제를 권고하는 행위 중단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의 시뮬레이션 촬영 허가 △서울시와 공동 검증을 통한 조속한 문제 해결 등을 요구했다.

주민대표회의 측은 현재 국가유산청을 상대로 재개발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사업 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막심한 만큼 유산청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요구했다.

김종길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장관과 국무총리가 방문한 이후로 세운4구역 재개발이 정치의 논리에 따라 흘러가고 있다"며 "공사비도 올라가 사업성도 사라진 상황에서 우리의 권리를 찾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국가유산청·서울시·주민 갈등은 진행형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을 고시했다. 세운4구역의 건물 최고 높이는 종로변 55m, 청계천 변 71.9m에서 각각 101m, 145m로 상향됐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