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수 낮춰도 천장 높인다…서울 상급지 아파트 '천장고 경쟁'
실내 개방감·체감 면적 확대 위해 2.5~3m 천장고 적용
BTS 뷔 매입 청담 'PH 129' 7m, 공사비 부담 상급지 위주 확산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최근 건설사들이 서울 주요 상급지를 중심으로 천장고(천장 높이)가 높은 아파트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천장고가 주거 공간의 고급화 요소로 부상하면서, 실내 개방감과 공간 활용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20일 입주하는 '잠실 르엘'의 천장고(거실·침실 기준)는 2.6m로, 일반 아파트 평균(2.2~2.3m)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31일 입주한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의 천장고(2.4m) 역시 평균을 웃돈다. 지난해 입주한 강남구 '청담르엘'과 서초구 '메이플자이'의 천장고는 모두 2.5m로 설계됐다.
강남권 다른 단지인 '래미안 원펜타스'와 '디에이치자이개포'의 천장고는 각각 2.55m와 2.5m다.
용산구 '나인원 한남'과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역시 천장고가 높은 단지로 꼽힌다. 이들 단지의 천장고는 각각 2.8m와 2.6m다.
천장고는 바닥부터 천장까지의 높이를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천장고가 10㎝만 높아져도 입주민이 체감하는 개방감이 크게 달라진다고 본다. 현행 주택 건설 기준에 따르면 거실과 침실의 천장 높이는 2.2m 이상이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반 아파트의 천장고는 통상 2.2~2.3m 수준으로 설계돼 왔다.
일반 아파트보다 천장고가 2~3배 높은 강남권 최고급 단지도 있다. 그룹 BTS(방탄소년단) 멤버 뷔가 지난해 매입한 강남구 청담동 'PH 129'의 천장고는 7m에 달한다. '에테르노 청담'의 천장고 역시 4m로, 일반 아파트의 두 배 수준이다.
높은 천장고를 적용한 강남권 단지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압구정 2구역(신현대 9·11·12차)은 천장고 3m를 유지하기 위해 지난해 건물 최고 층수를 기존 70층에서 65층으로 낮췄다.
압구정 3구역 역시 높은 천장고를 적용한 재건축이 추진 중이다. 강남구에 따르면 압구정 3구역은 지난달 최고 층수를 70층에서 65층으로 낮춘 개발계획 변경안을 재공람했다. 건물 높이(250m)는 유지한 만큼, 층수를 줄이는 대신 천장고를 높이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공사들이 천장고 경쟁에 나서는 배경에는 아파트 고급화 전략이 있다. 천장고가 높을수록 실내 개방감이 커지고 체감 면적이 확대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천장고가 높은 주택은 같은 면적이라도 훨씬 넓게 느껴진다"며 "천장고는 주거 공간의 고급스러움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경쟁은 사업성이 뒷받침되는 서울 주요 상급지에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시공사 관계자는 "천장고를 높일수록 공사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높은 도급비와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상급지를 중심으로만 높은 천장고 설계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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