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 '수주→착공' 간극 커진다…건설업계, 신중론 확산

올해 민간분양 18.7만가구…최근 3년치 평균 밑돌아
미분양+공사비 급증 부담에 착공 지연…매출 부진 전망

이날 서울시내 한 아파트단지 공사현장. (기사 내용과 무관)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건설업계의 올해 주택 분양 사업이 예년 수준을 밑돌 전망이다. 공사비 급등과 정부 규제 여파로 사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수주 잔고는 늘고 있지만 사업 지연으로 매출 인식은 늦어지고,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사비 급등에 부동산 시장 침체 겹쳐…분양성 악화

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 물량은 18만 7525가구로, 최근 3년 평균인 19만 8000가구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사업은 후분양을 제외하면 착공과 분양을 비슷한 시기에 진행한다. 그러나 최근 건설사들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등한 공사비 때문에 착공을 주저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지난해 1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2.45로, 2020년(100) 대비 상당한 상승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주택사업 신중론은 한층 커졌다. 급등한 공사비를 분양가에 반영해도 서울을 제외하면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행사(조합) 역시 사업 추진을 주저하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정비사업은 대출 제한에 막혀 있다. 정부의 6·27 대출 규제로 무주택 조합원은 이주비·잔금 대출을 6억 원 이상 받을 수 없고, 2주택자는 아예 대출이 불가능하다.

또한 준공 후 미분양이 쌓이는 악성 사례도 사업 지연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2만 9166가구로, 전월(2만 8080가구) 대비 3.9%(1086가구) 증가했다. 이 중 비수도권 물량이 85.1%인 2만 4815가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리스크와 금융 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지방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 News1 DB
수주 잔고는 늘지만 매출은 감소

건설업계는 수주 물량을 확보하고 잔고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물산(028260)의 건설 부문 수주잔고는 29조 6850억 원으로 전년 동기(23조 5870억 원) 대비 2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 수주잔고는 17.1% 늘어난 68조 8660억 원이다.

문제는 수주에서 착공까지 필요한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들도 올해 건설사의 매출을 하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의 올해 예상 매출을 전년 대비 2.5% 감소한 30조 306억 원으로 추정했다. GS건설(006360) 올해 전망치는 12조 4372만 원으로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주와 착공의 괴리는 추가적인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 건설사들은 계약 이후 공사비 급증에 따른 공사비 증액을 요구한다. 반면 시행사들은 개별 조합원의 분담금을 우려해 건설사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특히 서울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증액된 공사비 회수는 제한적이다. 실제 지난해 서울 은평구의 한 재개발 현장은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건설사와 조합 간 공사비 증액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현장도 본사업 시점엔 시장 분위기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며 "수주 이후 착공에 따른 실적 반영 시점 괴리는 더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