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운임 179만원도 '10만원 처벌'…철도 부정승차 강제징수 추진

부가운임 최대 30배 규정에도 경범죄 처벌에 그쳐
윤재옥 의원 등 철도사업법 개정안 발의…국세 체납처분 적용 검토

KTX 서울역 모습.(자료사진)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앞으로 열차 부정승차로 적발된 승객이 부가운임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이를 강제 징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철도사업자가 미납 부가운임을 행정력으로 징수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 그동안 지적돼 온 제도적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철도사업의 재정 건전성도 높이겠다는 취지다.

철도사업법 일부개정안 발의…도로공사처럼 강제징수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 등 10명은 열차 부정승차로 부과된 부가운임을 미납한 승객에 대해 '국세 체납처분의 예'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철도사업법 제10조 일부개정법률안을 최근 발의했다.

국세 체납처분이란 국세 납부기한까지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독촉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국가가 행정상의 강제력(재산 압류, 매각, 청산 등)을 통해 세금을 징수하는 절차를 말한다. '국세 체납처분의 예'는 이러한 징수 절차를 다른 법률에 준용해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통행료와 부가통행료를 납부하지 않은 이용자에 대해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국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강제 징수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은 철도사업자가 부가운임 미납 건에 대해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징수를 위탁하고, 위탁받은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강제 징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철도사업자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인 경우에는, 도로공사와 마찬가지로 국토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직접 강제 징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코레일은 승차권 미소지, 다른 열차 승차권 소지, 할인승차권 부정 사용, 정기·회수권 사용 조건 위반 등의 부정승차가 적발될 경우 현행 운임의 100%에 해당하는 부가운임을 부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부산 KTX 일반 승차권 요금이 5만 9800원인 만큼, 부정승차 시 총 11만 9600원을 납부해야 한다.

철도사업법 제10조 제1항은 정당한 운임이나 요금을 지급하지 않고 열차를 이용한 경우, 승차 구간 운임 외에 30배 범위 내에서 부가운임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코레일은 현재 단순 실수인지, 고의성이 있는지 등을 고려해 기본적으로는 운임의 2배를 부과하고, 사안에 따라 부가운임 수준을 조정하고 있다.

수서역에서 출발 대기중인 SRT열차. 2025.1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철도특사경 넘어가도 경범죄 벌금 10만 원 이하서 처리

코레일과 SR은 부정승차가 적발된 뒤 부가운임을 납부하지 않는 승객을 국토교통부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인계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별도의 강제 징수 규정이 없어, 미납 금액이 크더라도 경범죄처벌법상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과태료 처분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예컨대 서울~부산 구간에서 부정승차가 적발돼 최대 30배의 부가운임이 적용될 경우 179만 4000원을 납부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10만 원 이하의 처분으로 종결될 가능성도 있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승객은 부정승차 적발 시 현장에서 안내에 따라 부가운임을 납부한다"면서도 "일부는 끝까지 납부를 거부하다가 소액 벌금으로 마무리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코레일과 SR 모두 부가운임에 대한 강제 징수가 가능해져, 이 같은 고의적 미납 사례는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영국 등 선진국은 부정승차에 대한 범칙금이 높고 단속도 엄격하다"며 "법안이 시행되면 부가운임 미납을 통한 무임 이용은 지금보다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면 철도사업자의 여객운송약관 개정 등을 통해 강제 징수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부정승차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SR은 부정승차 부가운임 미납과 관련해 철도특사경에 2022년 19명(414만 9000원), 2023년 21명(265만 1000원), 2024년 16명(303만 7000원)을 각각 인계했다. 코레일 역시 적발 건수가 SR보다 많아, 연간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 규모의 미납액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