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사, 올해 수주 실적 '역대 최대'…건설경기 한파 뚫었다

동부건설, 누적 수주 4.1조…SK하이닉스 발주 등 민간 확보
수주 분야 다변화 전략 성과 "리스크 분산 포트 구축"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중견 건설사들이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올해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주택사업에 치우치지 않고 토목·건축·공공공사 등으로 수주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미래 일감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결과다. 중장기적으로 매출 공백을 완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자금력과 브랜드 경쟁력에서 대형사에 밀리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한 수주 다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동부건설, 민간과 공공 더한 수주 전략

30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005960)의 올해 누적 수주는 4조 1670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건설업황은 경기침체에 따른 원자재·인건비 급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11월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는 72.2다. CBSI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즉 건설업계가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중견사들은 수주 분야 다양화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미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대형사와 비교해 자금력과 브랜드 경쟁력에 밀리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

동부건설 역시 주택사업뿐 아니라 민간·공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일감을 채웠다. 민간 분야에선 SK하이닉스 발주 공사 연속 수주로 일감을 채웠다. 지난 2023년 청주지원관 프로젝트 준공에 이어 올해 청주4캠퍼스 부속시설(725억 원)과 용인캠퍼스 상생시설 신축공사(1492억 원)를 연속 수주했다.

또한 주택 분야에선 △서초구 방배동 977 가로주택정비사업 △개포현대4차 가로주택정비사업 △의왕·군포·안산 S1-1·S1-3블록 민간 참여 공공주택 사업(4819억 원) 등을 확보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수주 전략을 통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며 "전략산업 중심의 산업시설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빌라와 아파트 단지. 2025.12.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대보건설, 2년 연속 최대 수주 실적

대보건설은 올해 2조 730억 원의 수주를 확보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약 1조 6820억 억 원에 이어 1년 만에 기록 경신이다.

대보건설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일감을 추가했다. 주택 수주사업은 △남양주 왕숙2지구 A-6·7블록 △밀양부북 A-1·S-2블록 △행정중심복합도시 52 M2·L2블록 △석문국가산단 B-6블록 △하남교산 A3블록 등이다.

이밖에 △서울 연신내역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남한강(3차) 급수체계조정사업 시설 공사 △성산포항 진입도로 확장공사 △남강댐 광역상수도 노후관 개량 사업 시설 공사(2공구) 등 공종 다양화도 꾀했다.

태영건설(009410)의 올해 순수 공공 수주 실적은 1조 1158억 원으로 지난해(2581억 원) 대비 4배가량 증가했다. 올해 3월 청주시 다목적 체육관을 시작으로 △과천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 △부산항 진해신항 컨테이너부두 1-1(2공구) △인천 승기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 사업 등을 잇달아 수주했다.

아이에스동서(010780)의 올해 수주도 지난해를 뛰어넘었다. 올해 3분기 기준 신규 수주액은 3720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3234억 원) 실적을 앞질렀다. 주요 수주 사업은 대구 원대2가 재개발과 울산 천상지구 도시개발사업 등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주 잔고를 확보해 매출 절벽을 피했다"며 "수익성이 확실하고 리스크 분산형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