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스도 '대수선' 추진…재건축 막힌 구축에 '신개념 리모델링' 부상
준공 20년 미만 겨냥한 리모델링 사업…삼물·현건 신사업 공개
사업성 나오지 않던 단지들에 실질적 대안…"참신한 시도"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사업 기간과 절차를 대폭 단축한 신개념 '리모델링'이 새로운 정비사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현행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이 어려운 단지들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송파구 잠실 일대 대장 아파트 중 하나인 '잠실 엘스'도 신개념 리모델링을 검토하고 있다. 재건축에만 국한됐던 정비사업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엘스'는 최근 입주자대표회의를 열고, 향후 입주민을 대상으로 신개념 리모델링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단지가 준공 18년 차에 접어들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주거 환경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입대위 차원에서 신사업 추진에 대한 주민 의견을 묻기로 한 것이다.
신개념 리모델링은 기존 리모델링 대비 이주 부담과 공사 기간을 대폭 줄이는 사업이다. 최근 업계 1·2위 건설사인 삼성물산(028260) 건설부과 현대건설(000720)이 각각 관련 신사업 모델을 공개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물산은 기존 건축물의 구조를 유지한 채 주거 성능을 신축 아파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넥스트 리모델링'을 선보였다. 구조를 그대로 유지해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공사 기간 2년 이내에 내·외관 전반의 개선과 스마트 기술을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현대건설은 이주 없이 공사를 진행하는 '더 뉴(NEW) 하우스'를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주 부담이 없고 분담금·이주비 등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들지 않는다. 사업 기간 역시 평균 2년 이내로 짧다.
1990~2000년대 이후 지어진 아파트들은 이미 현행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추진이 쉽지 않다. 준공 20년을 넘긴 단지의 경우 외관이나 커뮤니티 시설에서 신축 아파트와의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같은 입지라도 준공 시점에 따라 집값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이유다.
실제 삼성물산은 강남구 12개 단지와 파트너십을 맺고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현대건설 역시 첫 대상지인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를 시작으로 적용 단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신개념 리모델링이 정비사업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운 단지들에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주차 공간 및 커뮤니티 시설 부족으로 고통받던 강남권 구축 단지들도 사업을 눈여겨 보고 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일부 단지는 아예 매수자들에게 '이주 없는 리모델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며 "수요자들도 리모델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물을 살펴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노시태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재건축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의 이런 시도는 상당히 참신하다"며 "몇몇 단지가 성공적으로 사업을 마친다면 기존 재건축·리모델링과 함께 새로운 정비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관건은 투입 비용 대비 향후 아파트 가치가 얼마나 상승하느냐"라며 "초기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의 성과가 시장 확산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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