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 R&D투자, 매출 1% 못넘었다…"시공 위주·안전 집중"
10곳 평균 '연구개발 비중' 0.7%…7곳 1% 미만
수주 중심 사업 구조 여파…차선책 '스타트업 협력'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 10곳의 올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이 평균 1%대 안팎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도 시공 위주 수익구조와 안전경영에 집중하느라 R&D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일부 기업은 자체 연구 대신 스타트업과 협력해 단기간에 기술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누적 기준 10개 건설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비 비중은 0.68%로 집계됐다.
연구개발비 총액은 총 8601억 4900만 원으로, 전년 동기(8002억 4800만 원) 대비 7.5% 증가했으나 비중은 1년 전(0.67%)과 비슷하다.
R&D 투자 비중이 1%를 넘긴 곳은 삼성물산(028260)(1.61%), 현대건설(000720)(1.05%), 대우건설(047040)(1.04%)뿐이다.
세 곳은 각각 전년 대비 0.42%포인트(p)·0.04%p·0.28%p가량 늘었으나 여전히 1%대에 머물렀다.
삼성물산의 경우 건설부문 외 다른 사업부의 연구비까지 포함된 수치인 만큼, 실제 건설 부문 R&D 비중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자체적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투입한 건설사는 현대건설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은 올해 R&D에 1346억 6000만 원을 투입해 전년 동기(1319억 원) 대비 2.1% 늘렸다. 대표적으로 층간소음 현장 1등급 확보 바닥구조체 개발 등을 개발했다.
이밖에 DL이앤씨(0.50%), 포스코이앤씨(0.57%), GS건설(0.51%), 롯데건설(0.51%), HDC현대산업개발(0.62%), SK에코플랜트(0.17%), 현대엔지니어링(0.14%)은 모두 1% 미만이다.
롯데건설은 연구개발비가 전년 대비 7% 증가했으나 연구개발 비중이 여전히 0%대에 머문다.
업계에서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R&D 비중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사업 구조가 시공 중심이라 자체 기술 연구에 투입할 여력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은 기본적으로 입찰·수주 중심 산업이라 수익성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잇따른 안전 사고 이후 안전경영 부담까지 커져 독자적인 연구개발을 확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는 (외부 경기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큰 업종이라 고정 인건비가 드는 내부 연구조직을 적극적으로 꾸리는 데 부담이 있다"며 "외부 전문 스타트업 등와 협업을 통해 필요한 기술을 도입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건설업계에서도 스타트업과 손잡고 필요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스타트업 '플레이태그'와 협력해 시니어타운 단지인 삼성 노블카운티에 3D(3차원) 카메라 기반 고령층 행동 모니터링 기술을 적용했다. 현대건설은 아파트 놀이터에 친환경 자재 스타트업 제이치글로벌의 기술을 활용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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