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전·LNG 시장 확대…건설사 차세대 성장 동력

미국 2030년까지 대형 원자로 10기 착공, LNG 용량 연평균 4%↑
프로젝트당 수조 원 규모…한국 건설사 실적 개선 기대

체코 신규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대우건설 제공)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세계 원전과 LNG(액화천연가스) 시장이 글로벌 에너지 전환 기조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확보 경쟁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원전과 LNG 플랜트 건설에서 좋은 트랙 레코드를 보유한 한국 건설사들의 수주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전과 LNG 건설 비용은 가스나 원유 플랜트보다 매우 높아, 수주가 성사되면 건설사 수익성에도 즉각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미국·유럽서 대형 원전 건설계획 잇따라

17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현재 상업 운전 중인 원자로는 총 417기이며, 건설 중인 원자로만 70여 기에 이른다. 특히 올해 5월 미국은 원자력 행정 명령을 통해 2030년까지 대형 원자로 10기를 착공하고, NRC(원자력규제위원회) 규정을 완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도 폴란드, 체코, 불가리아 등에서 원전 건설 계약이 진행 중이며, 핀란드 등에서는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발표되면서 원전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현대건설(000720)은 최근 미국 에너지 디벨로퍼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 협력해 세계 최대 규모의 복합 에너지·AI 캠퍼스 내 대형 원전 4기 기본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또 웨스팅하우스, 홀텍(Holtec) 등 미국 주요 원전 기업과 협력하며 글로벌 원전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미국의 2030년까지 대형 원자로 10기 착공 계획의 대부분을 웨스팅하우스가 담당할 것으로 알려져, 현대건설도 EPC(설계·조달·시공)사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대우건설(047040)도 올해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프로젝트에서 한국 기업 최초로 시공 주관사로 참여하며 유럽 원전 시장 진출의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등과 팀코리아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글로벌 경쟁사를 제치고 최종 시공권을 확보했는데, 유럽의 신규 원전 건설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다른 프로젝트 수주도 기대된다.

UAE 바라카 원전에서의 경험도 한국 건설사들의 원전 수주 기대감을 높인다. 바라카 원전에 참여한 팀코리아(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현대건설, 삼성물산)는 2009년 12월 수주 이후 2012년 3월 착공, 2018년 1호기 준공, 2023년 4호기 준공까지 초기 목표를 대부분 달성했다.

포르투칼 시네스항에 있는 액화천연가스 터미널.(자료사진)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연평균 4%씩 성장한 LNG 시장…플랜트 수주 기대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LNG 액화 용량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4%씩 증가했다. 올해 전 세계 LNG 액화용량은 약 5억 400만 톤(504 MPTA)으로 추정되며, 연말까지 56 MPTA가 추가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은 공격적으로 LNG 생산 시설을 확충하고 있어,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E&A(028050)의 액화 플랜트 수주 가능성이 높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천연가스 액화 플랜트는 원전과 마찬가지로 한 프로젝트당 수조 원이 투입된다"며 "한국 기업 중 LNG 액화플랜트 수주 경험이 있는 건설사는 글로벌 LNG 용량 증가와 함께 수주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한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원전과 LNG 액화플랜트는 공사 금액이 크고 안전 관리가 필수인 고난도 공사"라며 "중국 등의 건설사가 저가 수주 후 품질 문제를 겪었던 사례가 있어, 발주처들이 한국 건설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