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 시장에 초고가 단지도 '숨고르기'…강남권서 억대 조정 나와
청담르엘 20억 낮췄다…거래절벽 속 매수심리 위축
"희소성 높아 조정폭 제한적…지속성은 더 지켜봐야"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의 잇단 규제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의 관망 심리가 짙어지면서, 그동안 가격 하방이 거의 없던 초고가 아파트에서도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강남권 단지는 하루 만에 호가를 20억 원 낮춰 재등록하는 사례도 나왔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 전용 111㎡ 매물은 최근 기존 호가보다 20억 원 낮춘 100억 원에 재등록됐다. 초고가 시장에서 수억 원 단위 조정은 종종 있었지만, 하루 사이 두 자릿수 억대 인하는 흔치 않은 경우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용 151㎡는 정부의 10·15 대책 발표 이후 약 10일 만에 3억 원가량 가격이 낮아졌다.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133㎡도 기존 95억 원에서 92억 원으로 3억 원 내린 가격에 시장에 나왔다.
업계에서는 규제 강도가 높아진 데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기존 '버티기 매물'이 힘을 잃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가격 상단이 막히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해까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단지들이 올해 들어 매수세 약화로 상승 여력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단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 규제로 시장의 매수 수요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과거에 비해 가격 상승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조정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초고가 주택은 희소성이 높고 대체재가 적어, 거래절벽 속에서도 조정 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초고가 주택도 시장 분위기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면서도 "조정이 장기화되기보다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진형 교수는 "초고가 주택은 대체재가 부족하고 희소성이 큰 만큼, 현재는 규제의 일시적 충격으로 주춤한 상황"이라며 "회복도 비교적 빠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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