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공공분양, 유자녀 당첨 비율 2배로↑…무자녀 세대 '역전'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수도권 공공주택 분양 당첨자 가운데 자녀가 있는 세대의 비율이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년 전과 비교하면 자녀가 없는 세대에 비해 자녀가 있는 세대의 비율이 약 두 배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우대정책이 계속된다면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7월 기준 수도권 LH 분양주택 당첨자 중 무자녀 세대 대비 유자녀 세대 비율은 1.89배로 나타났다. 2020년 0.755배에서 2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2020년 분양 당첨자 중 유자녀 세대는 3579가구로 전체 8319가구 중 43%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1년 4958가구(49.9%), 2023년 1만509가구(62.8%)로 꾸준히 증가했고, 올해 7월까지는 6558가구(65.4%)로 급등했다.

이로 인해 무자녀 세대 대비 유자녀 세대의 당첨 비율도 빠르게 높아졌다. 2020년 0.755배에서 2021년 0.998배로 거의 비슷해졌고, 2023년에는 1.689배, 2025년에는 1.894배로 뛰었다.

자녀 수별로 보면, 자녀 1명 세대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 기준으로 자녀 1명 세대는 59.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자녀 2명 세대 33.5%, 3명 세대 6.6%, 4명 이상 세대는 0.5%였다.

특히 경쟁률이 높은 인기 단지일수록 유자녀 세대의 당첨 비율이 더 높았다. 최근 6년간 경쟁률 상위 5개 단지인 △위례A2-6(2020년 12월 분양) △과천지식정보타운 S8(2021년 8월) △부천대장A-8(2025년 4월) △부천대장A-7(2025년 4월) △동작구 수방사(2024년 9월)의 당첨자 1648가구 중 유자녀 세대는 1198가구(72.7%), 무자녀 세대는 450가구(27.3%)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저출산 대응 정책이 지속될 경우 유자녀 가구의 청약 당첨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현재 청약 제도 전반이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유리한 구조인데다, 출산 가구에 대한 혜택도 확대되고 있다"며 "공공분양뿐 아니라 민간분양에서도 자녀가 있는 세대의 당첨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가 저출산 대응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유자녀 가구의 청약 우위 현상은 불가피하다"며 "특히 인기 지역이나 입지가 좋은 단지일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