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업무지구, 서울광장 1.3배 녹지 조성…'녹지생태도심' 시동(종합)
서소문 빌딩 재개발 착공…민간 인센티브로 대규모 녹지 확보
오세훈 "녹색도시로 거듭나는 출발점…세운상가에도 녹지 공급"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서울 도심 한복판 서소문 일대가 대규모 녹지를 품은 '혁신 업무지구'로 재편된다. 서울시는 이번 재개발을 시작으로 도심 전역에 개방형 녹지를 확충해 '녹색도시 서울'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5일 중구 서소문에서 열린 '서소문빌딩 재개발' 착공식에서 민간이 개방형 녹지를 확보하면 높이와 용적률을 완화해 주는 '녹지생태도심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으로 서소문로 일대(서울역~서대문 1·2구역 1지구, 서소문 10~12지구)에 1만 8140㎡ 규모의 녹지가 조성된다. 서울광장(1만 3000㎡)의 약 1.3배 규모다. 서소문빌딩은 지하 8층~지상 38층, 연면적 24만 9179㎡ 규모의 업무·문화 복합시설로 들어선다. 사무실 면적은 기존보다 3.5배, 수용 인원은 3배가량 늘며, 준공 목표는 2030년 6월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착공식에서 "오늘 착공은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서울이 녹색도시로 다시 태어나는 도심 전환의 출발점"이라며 "지상에 충분한 녹지를 확보하면 규제를 완화하고, 도심 전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어디서든 걸어서 닿을 수 있는 녹색 산책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도 이번 사업을 '녹지·문화·업무가 결합한 상징적 프로젝트'로 평가했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는 "세계 각지에서 축적한 초고층·스마트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건축물을 구현하겠다"며 "서소문 재개발이 서울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미래 세대의 자랑스러운 공간으로 남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사업에는 강북권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도 포함됐다. 1980년대 개관해 공연 문화를 이끌어온 호암아트홀이 1100석 규모의 클래식 공연장으로 재탄생한다. 공연장은 지상 4~9층에 공중 배치되며, 저층부 외부공간은 녹지와 연계한 시민 휴식 공간으로 조성된다.
서울시는 서소문 사례를 도심부 전역으로 확장해 일터·삶터·여가와 녹지가 하나의 생활권 안에서 어우러지는 모델을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정책이 시행되면 서울광장의 약 8배에 달하는 10만㎡ 규모의 민간 녹지가 추가로 확보될 전망이다.
오 시장은 "민간의 창의와 공공의 가이드라인을 결합한 인센티브 방식으로 공공 예산 투입 없이 대규모 녹지를 확보한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저층부의 열린 공간과 상업·문화시설을 연계해 지역 상권 활력과 보행 네트워크를 동시에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의 녹지 중심 개발 전략은 최근 세운4구역 높이 상향 논란으로도 이어졌다.
서울시는 지난달 세운4구역 건물의 최고 높이를 기존 71.9m에서 141.9m로 두 배 가까이 높였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인근 세계문화유산 '종묘'의 역사적 가치 훼손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는 이번 높이 상향으로 발생하는 개발 이익을 세운상가 철거와 녹지 공간 확충에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종묘에서 세운상가, 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지 축을 구축하기 위해선 이번 높이 완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오 시장은 "민간 자본을 활용해 용적률을 합리적으로 상향하고, 그 잉여로 도심 녹지를 확보하는 것이 취지"라며 "시뮬레이션 결과 종묘에 우려하는 그늘이 생기지 않는다. 보존 중심의 고정관념을 넘어 새로운 도시 질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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