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대책 역풍'…수도권 미분양 해소 장기전, '마피 손절' 확산

평택·김포 분양권 추가 하락…마이너스 3000만 원 매물 등장
투자 심리 위축에 적체된 미분양도 악재…"단기 회복 어렵다"

김포시 풍무역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10·15 부동산 대책 여파로 위축된 부동산 심리가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규제지역을 해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이 등장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시장 회복 기대치를 낮추고 매물 정리에 나선 것이다.

평택시, 공급과잉 여파로 집값 하락 지속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평택역 인근 '힐스테이트 평택역 센트럴시티' 분양권은 최대 3000만 원의 마피 매물로 나왔다. 해당 소유주는 지난 25일 정부 규제 발표 이후 호가를 350만 원 추가로 낮췄다.

평택시는 수도권 내에서도 단기간에 대규모 물량이 집중된 지역이다. 경기도에서 2022년 이후 3년 연속 1만 가구 이상 분양한 유일한 지역으로, 시행사들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GTX 등 개발 호재를 앞세워 신규 분양을 잇따라 내놨다.

문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도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평택의 미분양 물량은 4197가구로, 올해 1월(6438가구)보다 2200가구 가까이 줄었지만 여전히 경기도 내에서 가장 많다.

정부는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평택시를 규제지역에서 제외했지만, 위축된 투자 심리는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규제 해제 이후에도 분양권 호가를 낮추며 빠르게 손절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시장 회복은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과의 거리 등 입지적 한계로 외부 수요 유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9월 기준 평택시의 3.3㎡당 아파트 시세는 1145만 원으로, 연초 대비 3.87% 하락했다.

평택역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평택 부동산 시장은 서울 출퇴근 수요를 끌어오기 어려운 입지"라며 "신규 수요가 부족한 수도권 외곽 지역은 규제 반응 속도가 서울보다 더 빠르다"고 말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김포, 시세 대비 비싼 단지 미분양 속출

김포 역시 정부의 부동산 대책 후폭풍에 흔들리고 있다. 최근 프리미엄이 붙지 않은 '무피' 분양권 매물이 등장했다. 지난 3월 분양을 시작한 '풍무역 롯데캐슬 시그니처'가 대표적이다. 투자자들이 분양권 전매제한(6개월) 해제를 앞두고 손실을 감수하며 자산을 처분하는 모습이다.

미분양 급증도 분양권 손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김포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미분양은 1873가구로, 6월(571가구)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올해 풍무역 인근 신규 단지는 물론,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들까지 계약이 부진하다.

9월 말 기준 '해링턴플레이스 풍무 1단지'의 일반분양 670가구 중 계약된 물량은 6가구에 불과했다. '해링턴플레이스 풍무 2단지' 역시 664가구 중 555가구가 미계약 상태다. 주변 시세보다 1억 원가량 높은 분양가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상한제가 적용된 '오퍼스 한강 스위첸'(1029가구)도 94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풍무역 인근 공인중개사 대표는 "몇몇 단지는 애초에 조직 분양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시작한 것 같다"며 "상한제가 적용된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기존 미분양 해소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