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공임대 경쟁률 31대 1…실수요자도 '당첨' 힘들다
서울 전역 33개 단지 모집에 3만6000명 몰려
공공 '분양' 수준 인기…고강도 규제·공급 절벽에 수요↑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고강도 대출 규제와 공급 부족 여파로 '공공임대주택'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주거 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제도마저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된 모습이다.
24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따르면 지난 9월 26일 모집 공고를 낸 '공공·주거환경임대주택'의 평균 경쟁률은 31.3대 1을 기록했다.
서울 전역 33개 단지, 1157가구 모집에 총 3만6179명이 신청했다. 특히 영등포구 '당산SH빌' 전용 59㎡는 1가구 모집에 2269명이 몰리며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같은 단지의 전용 84㎡도 7가구 모집에 1만 1947명이 지원했다.
강남권 수요도 눈에 띄었다. 강남구 '수서1단지SH빌' 전용 39㎡는 345.9대 1, 송파구 '거여3단지' 전용 59㎡는 230.8대 1로 집계됐다.
공공·주거환경임대주택은 무주택자를 위해 분양전환 없이 임대로만 거주할 수 있는 형태의 공공임대주택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보증금으로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해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그러나 최근 주거 불안이 심화되면서 경쟁률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0년 7월 평균 12.9대 1이었던 경쟁률은 2023년 8월 28.1대 1로 상승했고, 이번 모집에서는 30대 1을 넘겼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당첨 기준도 공공분양 수준으로 강화됐다. 예를 들어 2023년 수서1단지SH빌(전용 33㎡)의 당첨자는 1순위 자격(청약통장 가입 2년 이상, 월 납입 24회 이상) 외에도 무주택 기간 5년 이상, 청약 납입 회차 243회 이상을 충족해야 했다.
같은 해 당산SH빌(전용 59㎡)의 당첨 기준은 무주택 5년 이상, 납입 60회 이상, 납부 금액 3310만 원이었다.
이는 올해 3월 고양 창릉 S5블록(84㎡) 공공분양의 합격선 2990만 원, 지난해 11월 동작 수방사(59㎡) 2770만 원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사실상 공공임대가 공공분양’못지않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과 규제 강화가 맞물리며 공공임대주택 경쟁률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월세 물건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세 대비 저렴한 임대주택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제도지만, 이제는 실수요자조차 당첨이 쉽지 않은 구조가 됐다"고 분석했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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