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선 매물 거둬, 동탄선 매수 몰려…비규제 지역 '풍선효과' 현실화

10·15 대책 적용 제외 지역 매수 문의 급증…호가 소폭 상승
"실수요 중심 시장이라 급등 제한적, 단기적 현상 가능성"

동탄역 인근의 한 아파트 모습.(자료사진) 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규제 확대 이후 확실히 매수 문의가 늘었고, 실제로 집을 보러 오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부천 A 공인중개사 관계자)

정부의 10·15 부동산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비규제 지역에서 단기적인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도자가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수 문의가 급증하면서 단기간 거래가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이들 지역은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된 규제지역과 달리 최대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서울 접근성이 높고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며, 전세를 낀 매매(갭투자)도 가능한 점이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이 '단기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과거 부동산 과열기와 달리 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전환된 만큼, 지속적인 상승세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규제 지역 매수세↑…구리·남양주·부천·동탄 중심 '거래 활기'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구리시 인창동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 전용 59㎡는 이달 중순 5억 6000만 원에서 5억 8000만 원으로 2000만 원 상승한 호가에 재등록됐다. 남양주시 다산동 다산자이 전용 84㎡는 9월 6억 9000만 원에서 10월 7억 원 안팎으로 거래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 별내동 두산위브 전용 84㎡ 역시 최근 6억 2000만 원에서 6억 5000만 원으로 실거래가가 상승했다.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기존보다 1000만 원 오른 호가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부천 상동역 인근 진달래써미트빌 전용 121㎡도 5월 최고가 11억 1000만 원(10층) 이후 현재 12억 원(2층)에 호가 매물이 등장했다.

부천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현장을 직접 찾거나 전화로 매수 문의를 하는 사람이 규제 전보다 늘었다"며 "서울 전역이 규제로 묶인 가운데, 생활 인프라와 교통이 좋은 부천이 대체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부천에서 30년 넘게 거주한 50대 주부 박 모 씨는 "매수 시기를 보고 있었는데 이번 규제에서 부천이 빠지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 가격 협상이 예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졌다"고 전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교통·인프라 괜찮은 지역 중심의 단기 반등"…지속성은 제한적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이 단기적 풍선효과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규제 확대로 인해 교통 접근성과 생활 인프라가 우수한 비규제지역에 실수요가 몰리는 일시적 반응이라는 것이다. 실제 구리, 남양주 다산 신도시의 경우 8호선 연장(별내선), 화성 동탄의 경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연결로 서울 직주접근성이 좋은 입지로 꼽힌다.

심형석 우대빵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비규제지역 중 역세권이나 인프라가 좋은 지역은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과거처럼 투자자 중심의 시장이 아니라 실수요 중심이라 급격한 상승은 어렵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문재인 정부 당시 풍선효과는 저금리·투자 중심의 과열기였지만, 지금은 고금리·대출 제한 속 실수요 위주 시장이라 그때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도 "비규제지역은 규제 이전에도 거래가 많지 않았고, 오히려 이번 규제로 회복세가 나타난 것일 수 있다"며 "일부 풍선효과가 있더라도 시장 전반에 불안 요인을 주기엔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