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갭투자 막차 수요 몰린다…토허제 앞두고 매수·매도자 분주

20일부터 실거주 의무 적용…전세 낀 매물 속속 등
역대급 3중 규제 속 급매 확산, 집값 조정 가능성↑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 전경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김종윤 오현주 기자 = 서울 전역에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시행이 임박하면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매물이 늘고 있다. 집주인들은 집값 하락 우려와 실거주 의무 적용으로 매수자 찾기가 어려워질 것을 고려해 매물을 내놓고 있고, 갭투자 대기자들은 규제 시행 전 막차를 타기 위해 서두르는 모습이다.

노원구 매물, 대책 발표 이후 2.4% 증가

17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16일 기준 노원구 매물은 8101건으로, 불과 이틀 전보다 2.4% 늘었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일부 갭투자가 가능한 매물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노원구 상계6단지 전용 49㎡ 급매는 5억 9000만 원으로, 같은 달 실거래 신고가 6억 1500만 원보다 2500만 원 낮다. 기존 전세 보증금 2억 원을 제외하면 3억 9000만 원으로 갭투자가 가능하다.

이번 매물 출현은 정부의 강력한 3중 규제 영향이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를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적용하는 10·15 대책으로 토허제 시행(20일) 이후에는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과거 갭투자로 주택을 매수한 집주인들은 실거주 의무로 인해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매물을 내놓고 있다. 대책 발표 이후 집값 하락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매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노원구는 전세가율이 서울 평균보다 높아 갭투자자에게 유리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노원구 전세가율은 52.09%로, 서울 평균 43.98%보다 약 8%포인트 높다. 노원구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정부 대책 발표 이후 매매 가격이 2000만 원 정도 낮아졌고, 전세를 끼운 매물 문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뉴스1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집값 급등 한강벨트…갭투자 막판 수요

마포구와 성동구 등 한강벨트 지역에서도 갭투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두 지역의 전세가율은 각각 44.04%, 44.4%로 50%를 밑돌지만, 강남3구 집값 상승의 풍선효과로 큰 시세차익이 가능한 지역으로 꼽힌다.

성동구 래미안 옥수리버젠 전용 59㎡ 매물은 23억 5000만 원, 전세 보증금은 7억 7800만 원으로, 갭투자자가 자기자본 약 16억 원을 투자해야 한다. 마포구 마포그랑자이 전용 59㎡는 23억 원, 전세 8억 3000만 원 세입자를 끼고 거래 중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0일 이전에 계약을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집주인도 가격 조정을 열어두고 매물을 내놨다"라며 "실매수 계획이 확실하다면 바로 집주인의 계좌번호를 받아내고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급매물 증가로 집값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단기 급등 지역이나 토허제 지정 대상 지역에서는 일부 매물 출현으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며 "6·27 대출 규제에 이어 2차 충격 요법인 만큼, 전반적으로 숨 고르기 장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