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용성' 강조하니 집값 뛰네…한강벨트 아파트 이름 변경 확산
청계 리버뷰 자이 개명 추진…'청계' 빼고 '성동' 추가
마포 일대는 '신촌' 빼고 '마포'…집값 상승 기대감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최근 한강벨트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에서 지역명을 넣어 단지명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고 있다. 단지 정체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집값 상승 기대심리를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용답동 주택 재개발 조합은 기존 단지명인 '청계 리버뷰 자이'(2027년 입주 예정)의 '청계'를 '성동'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단지명을 변경하려면 소유자 80%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만큼, 조합은 조합원과 일반 분양자를 대상으로 동의서를 징구하고 있다.
단지명 후보 1순위는 '성동자이리버뷰', 2순위는 '성동리버뷰자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동의율이 80%에 육박했다"며 "단지의 지역적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청계' 대신 '성동'을 넣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계라는 이름은 마장동 등 다른 동네와도 연관돼 단지 정체성이 다소 희석된다"며 "GS건설에도 공문을 보내 검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마포구 신수동에 위치한 '신촌숲아이파크'도 '마포 퍼스티지 아이파크' 등으로 단지명을 변경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이달 초 전자투표를 통해 단지명 변경을 진행했다.
한강변 다른 단지인 마포그랑자이는 이미 단지명을 바꿨다. 2023년 6월 기존 '신촌 그랑자이'에서 '신촌'을 빼고 '마포'를 넣었다. 마포구 내에서는 지난해 '마장'이 붙은 단지들이 잇따라 이름을 변경했다.
대표적으로 '마장 금호어울림'은 '왕십리 금호어울림'으로, '마장 삼성 래미안'은 '왕십리 삼성 래미안'으로, '마장 현대'는 '청계 현대'로, '마장 중앙하이츠'는 '왕십리 중앙하이츠'로 불리게 됐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에서도 단지명 변경 사례가 있다. 올해 1월 입주한 인천 서구 '힐스테이트 검단포레스트'는 기존 단지명에서 불로(행정구역명)를 제거했다. '불로'라는 이름이 구축 단지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단지명 변경 움직임의 배경에는 집값 상승 기대감이 자리한다. 아파트 이름이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 교수는 "단지명에 구체적인 지역명이 들어가야 외우기 쉽고, 지역 정체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뚜렷한 지역명이 집값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단지 개명은 서울 외곽보다는 한강벨트 등 주요 상급지에서 활발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실제 단지명을 바꾼 뒤 집값이 오른 사례도 있다. 왕십리 중앙하이츠 전용 84㎡는 이름 변경 한 달 만에 8억 6700만 원(15층)에 팔리며 약 1억 원 올랐다. 마포그랑자이 전용 59㎡는 개명 당시 15억 원에서 지난달 21억 7700만 원으로 거래됐다.
마포구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같은 입지라도 '성동'이나 '마포'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고급 이미지가 부여된다"며 "단지명은 실수요자에게 '명함'과 같은 역할을 해 기억하기 쉽게 바꾸면 포털 검색량도 확실히 오른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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