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건설사 실적 '양극화'…매출 줄고 이익은 늘었다

지방 분양 부진에 매출 역성장 불가피
원가율 개선·자체사업 확대가 수익성 방어

국내 건설기업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이달 중순부터 3분기 실적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실적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릴 전망이다. 매출은 대부분 줄지만, 원가율 개선과 자체사업 확대 덕분에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되는 분위기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 건설사 6곳의 3분기(6~9월)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대체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상 기업은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 △현대건설(000720) △대우건설(047040) △DL이앤씨(375500) △GS건설(006360) △HDC현대산업개발(294870) 등이다.

상장 건설사 6곳 중 5곳 '매출 감소' 전망…지방 분양 시장 부진 여파

NH투자증권 등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3분기 매출은 약 3조 2225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 4820억 원)보다 28% 줄었다.

현대건설 매출은 7조 47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9.5% 감소가 예상되며 △대우건설 2조 717억 원(–18.7%) △DL이앤씨 1조 8628억 원(–2.9%) △GS건설 3조 233억 원(–2.8%) 등 대부분의 매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만 유일하게 매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매출은 1조 1087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886억 원) 대비 1.8% 늘어날 전망이다.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은 지방 중심 분양시장 부진이다. 지방 미분양 물량이 누적되면서 분양 일정이 지연되고, 이에 따라 주택 부문 매출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은 대부분 개선…"원가율 개선·자체사업 효과"

매출과 달리 영업이익은 대부분의 건설사에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건설의 영업이익은 20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저마진 주택 물량이 줄고, 자체 사업 착공이 늘어난 영향이다.

대우건설은 영업이익 1056억 원으로 전년(623억 원)보다 70% 늘어날 전망이다. 지방 미분양 부담이 여전하지만, 원가율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GS건설(995억 원)과 DL이앤씨(1237억 원)의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 대비 22%, 49%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원가율이 높았던 주택 현장이 마무리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자회사 GS이니마 매각 효과는 이번 분기 실적에 반영되지 않는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2분기와 같은 대규모 일회성 이익이나 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플랜트 부문은 주요 현장 매출 비중이 늘고 실행 예산 반영 효과가 더해져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의 실적 개선 폭은 더 크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정 촉진을 통해 타사보다 빠르게 원가율을 개선했다"며 "상반기 별도 기준 주택부문과 DL건설 건축 부문의 매출총이익률(GPM)은 각각 11%, 14%로, 타사의 한 자릿수 수준을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이익은 1010억 원으로, 전년(474억 원) 대비 113%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원 아이파크 등 고수익 자체사업의 실적이 반영된 덕분이다.

한편 삼성물산 건설부문 영업이익(1207억 원)은 49%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등 하이테크 부문 수주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는 하이테크 물량 감소에 따른 건설부문 이어질 전망"이라며 "다만 하이테크 부문 수주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어 4분기부터는 건설부문의 이익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