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주거 기술 연이어 공개한 업계 1, 2위…"압구정·성수 겨냥한 포석"

삼성물산·현대건설, 테스트베드 공개로 차별화된 주거 기술 선봬
압구정·성수 등 주요 재건축 사업지 수주 경쟁 본격화 전망

현대건설 관계자가 올라이프케어하우스 내에 있는 건강 대시보드를 보며 유전자 정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과 현대건설(000720)이 나란히 차세대 주거 기술을 공개했다. 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구역에서 시공사 선정을 앞둔 가운데, 두 회사가 정비사업 수주전에 대비해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최근 각각 자사의 주거 기술을 연구하는 테스트베드를 외부에 공개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5일 경기도 용인 마북동 기술연구원 내 '올라이프케어 하우스'를 선보였다. 이 시설은 △올라이프케어 하우스 △H사일런트홈 △네오프레임 △에너지케어랩 등 4대 주거 솔루션을 실증하는 공간이다.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건강·돌봄·에너지 절약을 아우르는 스마트 하우스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입주민은 건강 지표와 유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운동·식단을 제공받을 수 있다. 침실에서는 '헤이슬립' 시스템이 수면 단계를 분석해 조명과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층간소음을 줄인 'H사일런트홈', 공기질·에너지 효율을 검증하는 '에너지케어랩', 평면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네오프레임'도 함께 공개됐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26일 경기도 용인 기흥구에서 '넥스트홈 테스트베드'를 공개했다. '넥스트홈'은 맞춤형 평면 설계와 인필(In-Fill) 구조 방식을 도입해 거주자가 생활 방식에 맞게 공간을 조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물산은 '내 맘대로 하는 아파트'라는 미래형 주거 청사진을 제시했다.

핵심 기술은 △가구 자체가 벽이 되는 '넥스트 퍼니처' △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넥스트 월' △배관 설치 위치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넥스트 플로어'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는 욕실 모듈 '넥스트 배스' △기둥과 보로 공간을 지지하는 '넥스트 라멘' 구조 등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예정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업계는 두 회사가 잇따라 테스트베드를 공개한 배경에 주목한다. 현재 압구정, 성수 등 서울 핵심 재건축 사업장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양사가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조합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두 회사는 정비사업장에서 여러 차례 맞붙었다. 한남4구역 시공사 수주전에서는 삼성물산이 승리했고, 압구정 2구역에서는 삼성물산이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이번에 공개한 주거 기술을 압구정, 성수 등 주요 사업지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는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주요 정비사업지를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조합원들에게는 브랜드 못지않게 차별화된 주거 기술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며 "테스트베드까지 공개한 것은 정비사업 수주 경쟁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