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고수익 '자체 주택' 사업 확대…체질 개선 가속
올해 상반기 자체 주택 매출 4393억…전년比 246%↑
단순 도급과 달리 분양이익 모두 인식…매출이익률 35.2%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수익성 높은 자체 주택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시행부터 시공까지 직접 참여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다. 공사비만 챙기는 단순 도급 사업과 달리 분양 이익을 온전히 챙길 수 있어서다. 최근 서울 대단지 분양 성공으로 자체 사업의 매출 비중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IR보고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상반기 자체 주택 사업 매출은 4393억 원으로 전년 동기(1270억 원) 대비 2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주 주택 매출은 1조 2265억 원으로 4% 상승에 그쳤다.
자체 사업은 건설사가 토지 매입 후 분양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주도하는 방식이다. 부동산 호황 시기에 막대한 분양 이익을 모두 챙길 수 있다. 외주(도급) 사업은 시행사와 계약한 공사비만 챙기는 구조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외주 사업은 크게 △주택 △토목/SOC △일반건축 △해외로 나뉜다. 올해 상반기 전체 외주 사업 매출은 1조 5233억 원으로 1년 만에 17% 감소했다. 즉 자체 주택 매출이 외주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는 역할을 맡았다.
자체 주택 사업의 수익성은 뚜렷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익률은 35.2%다. 외주 주택은 7.9%에 불과했다. 매출이익률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기업이 실제로 남는 이익의 비율을 보여주는 핵심 재무지표다.
당분간 자체 주택 사업의 매출 비중은 서울 분양 효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절대적인 공급 부족에 분양가 상한제가 맞물려 수백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높은 분양성을 지닌 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자체 사업으로 1856가구의 서울원 아이파크를 분양했다.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4.9 대 1이었다. 현재 펜트하우스 일부를 제외한 일반평형은 모두 계약됐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서울원 아이파크 2026년 말 예상 공정 진행률은 35%다. 내년 서울원 아이파크로 인식할 수 있는 매출 추정 금액은 5780억 원이다. 올해 상반기 자체 주택 실적을 웃도는 금액이다.
지방에서 완판한 자체 사업도 실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청주가경아이파크 6단지(946가구)와 서산 센트럴 아이파크(410가구)가 대표적이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울·수도권 지역의 자체 주택을 보유한 HDC현대산업개발의 파이프라인 가시화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주 주택 사업의 안정적인 실적은 필수다. 아직 매출 비중이 낮은 자체 사업만으로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주 잔고에서 차지하는 외주 주택 비중도 높다. 외주 주택의 수주 잔고는 18조 5939억 원으로 전체의 57.7%다. 자체 주택의 비중은 28.6%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다음 달 파주 메디컬 클러스터에 들어서는 3250가구를 분양한다. 공사비만 1조 1848억 원에 달하는 대형 외주 사업이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구당 평균 분양가는 6억 원 수준으로 주변시세 대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6·27 대출 규제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고 분석했다.
passionkj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