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에서 시행으로"…국내 건설사, 해외 디벨로퍼 사업 확대

GS건설, 美마운틴뷰 아파트 '세븐스' 이어 '400로그' 개발
대우건설 '부촌' 댈러스 집중…"국내 경기 침체에 돌파구"

GS건설 첫 미국 아파트 '세븐스' 완공 (GS건설 공식 SNS 갈무리)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 디벨로퍼(시행사)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주택 경기 침체로 성장 동력이 약해지자, 해외에서 직접 부지를 매입해 개발·운영까지 맡는 방식으로 새 먹거리를 찾고 있는 것이다.

GS건설, 미국 실리콘밸리 아파트 개발…'세븐스' 이어 '400로그' 추진

21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006360)은 고소득 직장인이 많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임대 아파트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8월 첫 아파트 '세븐스'(The Sevens)를 완공했고, 현재 두 번째 프로젝트 '400로그'(400 Logue) 개발을 준비 중이다.

'세븐스'는 지상 5층 규모 건물 3개 동, 총 716가구 규모의 고급 임대주택이다. 현지 시공사와 협력했고, GS건설은 부동산 투자회사 '미리마 캐피탈'과 파트너십을 맺고 디벨로퍼 역할을 맡았다.

반경 10㎞ 이내에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애플·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위치해 고소득 전문직을 겨냥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준비 중인 '400 로그'는 GS건설이 단독으로 시행하는 첫 번째 아파트다. 부지 주소 '400 로그 애비뉴'(400 Logue Avenue)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착공 시점은 미정이다.

GS건설 관계자는 "400로그 사업 개발을 위해 현재 설계사와 최적의 설계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착공 시점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스퍼 복합개발사업 조감도 (대우건설 제공) 뉴스1 ⓒ News1
대우건설, 텍사스 신흥 부촌 개발 참여…정원주 회장 "해외에 답 있다"

대우건설(047040)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프로스퍼에서 진행되는 복합 개발사업에 시행사로 공동 참여한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도 최근 댈러스 프로스퍼에서 추진 중인 개발 부지를 둘러봤다.

프로스퍼는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 등 유명 자산가들이 다수의 토지를 소유한 지역이다. 대우건설은 현지 시행사인 오리온 RE캐피털, 한강에셋자산운용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할 방침이다. 이어 1단계 타운하우스 개발부터 주택·호텔·오피스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건설사, 해외에서 디벨로퍼로 변신하는 이유

국내 건설사들이 단순 시공을 넘어 해외에서 디벨로퍼로 나서는 배경에는 침체된 국내 시장이 있다. 주택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직접 시행에 참여해 수익성을 높이고,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업황이 위축되자 신사업 일환으로 해외 디벨로퍼 사업을 키우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도 지난해 신년사에서 "단순 시공만으로는 이윤 확보와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해외에 답이 있으며, 해외에서 디벨로퍼로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행 사업은 도급보다 수익성이 크지만, 실패하면 손실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며 "현지화와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