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법정관리 간 중견 건설사 10곳 돌파…폐업신고 10% 증가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올해 들어 중견 건설사 13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건설업계 경영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공사비 급등, 미분양 증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등이 맞물리며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사들이 무너지면서 업계 폐업도 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 평가 174위 동우건설은 5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1992년 설립된 동우건설은 관급 공사를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자체 공동주택 브랜드 '엘코어' 론칭에서 타격을 입었다. 또 대구·김포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민간 개발사업에 도전했다가 대규모 미분양을 겪었다.

올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중견 건설사는 동우건설을 포함해 총 13곳이다. 1월 신동아건설(시공능력 58위)·대저건설(103위)에 이어 △삼부토건(71위) △안강건설(138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삼정기업(114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등이 대상이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업력이 길고 수도권 입지가 탄탄했던 중견 건설사다. 대표적으로 신동아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파밀리에'와 63빌딩 시공사로 잘 알려진 곳이다.

중견 건설사가 위기로 폐업 신고를 한 종합 건설사도 증가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폐업 신고를 한 종합 건설사는 437곳이었다. 전년 동기(396곳)보다 10.4% 늘었다.

건설사들의 경영 악화 원인으로는 최근 급증한 공사비와 침체한 부동산 경기가 꼽힌다.

특히 지방 미분양 문제 해결도 건설업계의 주된 과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7월 전국의 준공 후(악성) 미분양 주택(2만 7057가구) 가운데 84%는 지방 물량이었다.

업계는 건설업의 유동성 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경영 악화로 몸살을 앓는 경우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한번 방향성이 바뀌면 최소 수년간 계속돼 (현재) 단기간 업황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는 양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황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신규사업의 사업성을 꼼꼼히 따져 선택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