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기금 투자 성적보니…해외 대체투자 펀드 75%가 '손실'

펀드 24개 중 18개서 손실…전체 평가 수익률 –12%
문진석 의원 "대체 투자 점검·관리 강화, 수익률 제고해야"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자료 사진)/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정부가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을 자산운용사를 통해 해외 대체투자 펀드 24개에 투자했으나 이 중 75%가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평가 수익률은 -12%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손실로 주택도시기금 운용 폭이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투자 점검·관리 강화를 통해 수익률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해외대체 투자 실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주택도시기금이 투자한 해외 대체투자 펀드는 총 24건으로, 투자금은 1조 2950억 원 수준이었다.

이 중 6개 펀드에서 총 242억 원의 이익이 났다. 그러나 18개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했으며, 해당 펀드들의 총 손실액은 1749억 원으로 집계됐다. 투자 성과는 1조 1443억 원에 그쳤으며, 전체 펀드 평가 수익률은 -12%를 기록했다.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은 무주택 서민 주거안정과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한 주택도시기금 운용 과정에서 대출·사업 지원 등 필수 용도에 바로 쓰이지 않고 일정 기간 자금 운용 여유분으로 남아 있는 것을 말한다.

특히 2021년 해외 물류센터에 투자한 펀드의 손실 규모가 가장 컸다. 투자금은 694억 원이며 평가 수익률은 -47%다. 같은 해 투자한 해외 업무·상업용 부동산 펀드(투자금 530억 원)에서도 31%의 손실이 났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쇼핑 증가로 2019년부터 물류센터 수요가 증가했으나 공급 물량이 이를 상회해 수익률이 줄고,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국토교통부는 "대체 자산의 평가 수익률은 통상 인근 거래가 등을 감안해 잠정 추산한 값"이라며 "향후 만기·회수 시 손실 및 수익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에 대한 운영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됐다. 문진석 의원은 "주택도시기금 운영에 대해 지난해부터 지적했는데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청약 해지 등으로 (기금) 수입이 좋지 않은데, 수익 사업마저 손실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손실로 기금 고갈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대체 투자 전반에 대한 점검·관리를 강화해 수익률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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