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인프라, 중소기업 지원·인재 육성 '패키지'로 해외시장 확대"

[글로벌 K-건설]⑩남영우 국토부 건설정책국장 인터뷰
'팀코리아' 전략 가동…공공·민간 연계해 글로벌 시장 공략 정조준

편집자주 ...국내 주택·SOC 시장의 급격한 위축 속에서, 건설사들의 생존 경쟁이 해외로 본격 옮겨가고 있다. 체코 원전, 사우디 발전소, 미국 제조공장 등 전략적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며 K-건설의 글로벌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뉴스1'은 산업설비·SMR 등 차세대 수주 품목, 지역 다변화 전략, 정부와 업계의 협력 방안을 중심으로 우리 건설사의 해외 재도약 가능성을 살펴본다.

남영우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이 30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국토교통부는 중소·중견기업 맞춤 지원과 인재 양성을 통해 해외건설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형 인프라 수출 전략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체계가 확고히 자리 잡으면서, 남영우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해외건설 2조 달러 시대의 질적 도약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소 건설사 해외시장 문턱 낮춘다…"프로젝트 비용 최대 80% 지원"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건설 시장은 대형화와 첨단화가 뚜렷하다. 이에 정부는 투자개발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 중소·중견사 해외 진출 지원, 청년 전문가 양성을 세 축으로 삼아 전방위로 지원책을 펴고 있다.

국토부는 특히 중소·중견 건설사가 해외시장 진출 과정에서 부딪히는 각종 장벽을 적극 제거하고 있다. 프로젝트 조사·분석 비용의 최대 80% 지원, 단일 프로젝트당 3억 원 분석 비용과 1억 원 수주활동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이 그 예다. 남 국장은 "중소사들이 홀로 부담하기 어려운 초기 비용이나 정보 부족 상황에 정부가 든든한 백업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중견 기업이 투자 판단 단계부터 현지 법규 대응까지 걱정하지 않도록 맞춤형 컨설팅과 실무적 지원을 적극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사전 타당성 조사, 시장 분석, 현지 법령 파악에 이르는 단계별 지원체계가 작동 중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동남아 교량 프로젝트 등에서 의미 있는 수주 실적도 계속 이어지고 있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는 시장 진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지 안착과 장기 성장까지 촘촘하게 뒷받침한다. 남 국장은 "법률, 세무, 회계 등 분야별 전문가 연결을 통해 위험요소를 미리 점검하며, 안정적 해외사업 환경을 만들어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영우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이 30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현장훈련·인재양성·청년 해외 진출로 경쟁력 강화"

해외건설의 대형화와 복합화에 따라 인력 육성은 이전보다 더욱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남 국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결국 현장에 투입되는 인재들의 전문성과 적응력에서 좌우된다"며 "정부는 현장훈련(OJT) 지원과 특화 인재 양성, 취업 연계 인턴십 등 다양한 방안을 도입해 청년들의 해외 진출 문을 넓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중견사가 신규 채용한 청년 인력을 정부가 도움을 줘 해외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도록 뒷받침하는 OJT 사업, 공기업 인턴십, 특성화 대학 및 마이스터고 연계 인재 양성 등이 대표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남 국장은 "취업 준비생들이 실질적 해외 현장 경험을 통해 경쟁력이 강화되고, 이 같은 경험이 곧 취업과 전문성 향상으로 연결된다"고 전했다.

중앙대, 국민대 등 특성화 대학에선 금융·법률·사업관리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 교육이 실제 산업 현장에 접목되고 있다. 현장 중심 멘토링과 융합 교육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남 국장은 "정부는 청년들이 다양한 문화 환경과 시공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전 감각을 갖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같은 정책은 업계 현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체계적 인재 육성 정책 덕분에 현장 중심 실무 능력을 갖춘 신규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영우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이 30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K-인프라, 팀코리아 패키지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한국형 인프라 분야도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남 국장은 "고속철, 스마트시티, 공항 등에서 쌓아 올린 경험과 기술은 K-건설의 결정적 경쟁력"이라고 설명하면서 "민간과 공공이 함께하는 '팀코리아' 체계로, 차별화된 패키지 수주 전략이 필수"라고 진단했다.

대표 사례로, 인도네시아 바탐 공항 사업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30%의 지분을 확보하고 설계·감리, 면세점, 기자재 분야 국내 기업들이 함께 진출했다. 남 국장은 "공공기관의 선도적 진출과 정부의 외교력, 그리고 민간 파트너사의 유연함이 결합된 패키지 지원이 우리 기업의 수주 영역을 넓히는 힘"이라고 설명했다.

고부가가치 해외사업에 필요한 금융 조달에도 정책 펀드가 주요 역할을 한다. 남 국장은 "올해 상반기 1조 5000억 원 규모 1단계 펀드는 계획대로 투자 완료됐고, 1조 1000억 원 규모 2단계도 곧 본격 투자에 들어간다"며 "위험 부담이 큰 해외시장에도 국내 기업 진출 기반을 풍부하게 마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토부가 주도하는 현장 중심 네트워킹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 남 국장은 "중동과 유럽 주요 발주처뿐 아니라, 아프리카·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도 정책과 외교가 어우러진 시장 개척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폴란드 등 신규 성장시장을 겨냥한 인프라 협력거점 신설이나, 핵심 발주국 인사 초청 및 지원단 파견도 실제 성과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또 AI, 디지털트윈,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융복합 분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남 국장은 "미래 인프라 산업은 기술력과 융합역량에서 결정력이 갈린다"며 "K-인프라가 글로벌 신시장을 이끌 주역이 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다하겠다"고 재확인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GICC 통해 정부·공공·민간 '원팀' 전략, 2조 달러 수주시대 가속

9월로 예정된 '글로벌 인프라 협력 컨퍼런스'(GICC)'는 우리 기업 역량을 알리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남 국장은 "GICC는 전 세계 90개국 556개 기관과 네트워크를 엮으며 K-건설의 차별화된 역량을 선보이는 장"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올해 컨퍼런스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첨단 교통 인프라 등 세계적 이슈에 발맞춘 한층 넓은 프로그램으로 구성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행사 현장에서는 해마다 1300건이 넘는 1대1 비즈니스 미팅과 실제 프로젝트 상담이 진행돼 우리 기업에 실질적 기회가 제공된다. 남 국장은 "주요 발주국 고위 인사와 직접 만나는 사업 설명회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선명하게 각인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정부, 공공, 민간이 원팀 전략을 힘있게 추진하고, 외교·금융 정책 등 다양한 지원책이 맞물린다면 2조 달러 시대 진입은 머지않았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남 국장은 "국민 여러분께서 대한민국 건설 산업의 잠재력을 믿고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길 바라며, 정부도 고부가가치 해외 건설시장 확대와 청년 글로벌 인재 육성에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영우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

△1969년생 △한양대 건축공학과 △미국 윌래밋대학교 MBA △충북대 도시공학과 박사수료 △행복청 건축계획팀장·도시디자인과장 △국토해양부 건축문화팀장 △주쿠웨이트대사관 참사관 △국토교통부 물류시설정보과장 △국토교통부 철도투자개발과장 △국토교통부 철도시설안전과장 △국토교통부 철도안전정책과장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과장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과장 △국토교통부 국토정보정책관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장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관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