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필리핀 MRT-7 본격 운영…K철도 글로벌 진출 가속
[K-건설, 글로벌 승부수]⑦ 운영·유지보수사업으로 수익 창출
우즈벡·모로코 잇단 수출…"패키지형 진출로 철도시장 공략"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필리핀 마닐라 도시철도 7호선(MRT-7)의 운영·유지보수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코레일은 이번 사업을 발판 삼아 K철도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코레일의 해외사업 누적 수주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5000억 원을 돌파했다. 고속철도 KTX 20년 운행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철도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갈 계획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지난 7월부터 필리핀 수도권 주요 지역을 연결하는 MRT-7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내년 12월 개통 예정인 MRT-7의 운영유지보수 사업 규모는 약 1500억 원으로 코레일이 수주한 해외 단일 사업 가운데 가장 크다.
MRT-7 노선은 총 연장 23㎞, 14개 역으로 구성되며, 마닐라 북동부 케손시티에서 블라칸 지역까지 연결된다. 초기에는 코레일 소속의 팀장급 전문가 28명이 각 분야(관제, 운행, 차량, 시설, 역무) 운영에 투입되고, 이후 최대 170명까지 파견 인력을 늘릴 계획이다.
코레일은 단순한 운영을 넘어 필리핀 현지 인력에 기술과 유지보수 노하우를 전수해 철도 기술 자립과 시스템 개선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코레일의 해외 사업 4단계 전략 모델(국제 연수, 건설 자문, O&M 컨설팅 ,O&M 직접 수행)의 대표 사례다. 코레일은 지난 2012년부터 필리핀 마닐라에 진출해 시스템 설계 및 건설 컨설팅, 인프라 자문 등을 수행해오며 사업 기반을 다져왔다.
앞으로도 필리핀 내 남북통근철도, 도시철도 1·2·3호선 등 차기 O&M 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필리핀 철도시장은 총 15조 원 규모로, MRT-7 사업은 코레일의 본격적인 시장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코레일은 2008년 5월부터 국제철도연수센터도 운영하며, 세계 각국 철도 관계자에게 국내 철도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연수는 철도차량 유지보수, 안전관리, 운영정책, IT기반 철도운송서비스·유지보수 기술 등의 주제로 세계 각지의 철도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KTX를 정비하는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철도교통관제센터 등 주요 철도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아프리카, 중남미, 유럽 등 세계 각지서 온 연수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연수는 K철도의 우수성을 알리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해 해외 진출 기반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58개국, 1876명의 연수생을 배출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국토교통부, 현대로템과 함께 'K철도 원팀'전략을 앞세워 해외 철도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우즈베키스탄에 고속열차(EMU-250) 42칸을 수출하고 유지보수 사업까지 수주해 국내 최초로 고속철 차량과 정비 기술의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기존 스페인 '탈고' 대신 한국의 차량, 운영·유지보수 기술, 인력양성 등 패키지 솔루션이 채택됐다.
올해 초에는 2030년 월드컵 개최를 준비하는 모로코에 2조 2000억 원 규모의 전동차량 수출도 성사됐다. 차량 공급뿐 아니라 코레일의 유지보수 기술 이전과 교육, 인력양성이 포함된 '패키지형 수출' 전략이 수주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20여 년간 축적한 KTX 운영·정비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글로벌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d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편집자주 ...국내 주택·SOC 시장의 급격한 위축 속에서, 건설사들의 생존 경쟁이 해외로 본격 옮겨가고 있다. 체코 원전, 사우디 발전소, 미국 제조공장 등 전략적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며 K-건설의 글로벌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뉴스1'은 산업설비·SMR 등 차세대 수주 품목, 지역 다변화 전략, 정부와 업계의 협력 방안을 중심으로 우리 건설사의 해외 재도약 가능성을 살펴본다.